[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과 일자리 한파가 지속되면서 내년 실업률이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3.9%까지 치솟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일자리의 질도 더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는 최근의 탄핵정국 등 불확실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최악의 경우 외환·경제위기와 맞먹는 고용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한국노동연구원은 1일 '2016년 노동시장 평가와 2017년 고용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실업률을 3.9%, 실업자 규모를 107만2000명으로 추산했다. 상반기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4.2%까지 치솟은 후 하반기에 3.6%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하남 노동연구원장은 "연간 3.9%는 경제위기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이라며 "상반기까지 조선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구조조정 이슈가 지속되고 경기둔화 양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 추산치(3.7%) 대비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규모도 6만명가량 많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치솟고, 고용의 질적 수준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율도 1.1%에 그치며 2년 연속 1%대 초반에 간신히 턱걸이할 전망이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올해와 내년 모두 30만명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노동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바탕으로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28만4000명을 기록, 올해 추산치(29만6000명) 대비로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통상 한국은행과 정부산하 연구기관들이 경제심리 등을 감안해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노동시장 지표가 이번 발표에 훨씬 못미칠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이맘때도 연구원은 2016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3만8000명, 실업률이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를 한 달여 남기고 공개된 추산치는 각각 29만6000명, 3.7%였다. 당초 전망보다 취업자는 적었고, 실업률은 높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노동연구원은 최근 자영업자가 증가하면서 서비스업 취업자가 늘고있는 점을 주목했다. 다만 이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고용의 질적 수준과 가계부채에 적신호일 것으로 우려됐다.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지탱하고 있다"며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돼 있지만 최근 경기상황으로 인해 임금근로자 증가세가 위축되면서 대신 자영업을 창업하거나, 한계 자영업자 퇴출이 지연되는 것도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내년 노동시장 전망에는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혼란과 내년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성 실장은 "한은의 전망대로 상저하고 형태의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면 하반기에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불확실성이 현실화되면 하반기 회복도 어려울 수 있어 그 어느때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내년 고용률은 60.5%로 전망됐다. 상반기 60.0%에서 하반기 61.0%로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3.0%로 올해보다 0.3%포인트 늘 것으로 내다봤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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