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수출 위기] 전자업계, ‘멕시코 공장’ 발등의 불

트럼프, 멕시코 35% 관세 부과 공언…TV, 냉장고 등 한국 전자업계 멕시코 공장 '직격탄'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미 수출이 주력인 전자업계가 ‘트럼프 후폭풍’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북미(미주) 매출액은 각각 42조5042억원, 16조3963억원에 이르렀다. 주요 지역 매출액 중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에 이른다. 전자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멕시코를 미국 수출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에 TV 생산 공장이 있다. LG전자는 멕시코 아보다카 등에 TV, 냉장고 생산 공장이 있다. 멕시코는 인건비가 싼 것은 물론 미국 수출 과정에서 물류비용도 아낄 수 있다. 전자업계를 비롯해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 기업이 멕시코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도날드 트럼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때문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멕시코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35%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언하고 있다. 당사자인 멕시코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그 불똥은 한국 전자업계 쪽으로도 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인건비와 물류비용을 토대로 한 멕시코 공장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자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35% 관세 부과를 실천할 것인지, 그 시기는 언제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할 예정이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취임 첫날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담은 이러한 발언이 유권자 시선을 모으려는 돌출 발언인지, 준비된 계획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전자업계 쪽에 좋은 시그널은 아니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다각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관련 부서와 담당자들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공장 운영 자체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미 투자한 비용이 만만찮고, 효용가치가 입증된 상황에서 ‘멕시코 메리트’를 쉽게 버릴 수 없는 탓이다. 전자업계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TV, 냉장고 등을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 수출로 돌리는 방안 등 차선책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 역시 미국의 정책 변화가 가시화돼야 가능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일단 미국의 동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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