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정부, 맞춤형 상품개발 등 정책적 지원으로 청년 금융자립 유도해야'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갓 사회에 진출한 20대 청년층이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에 몰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청년이 학자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비은행권(저축은행ㆍ카드ㆍ캐피탈ㆍ대부업 등)에 손을 벌렸다가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구조적 악순환'이다. 정부가 청년층의 금융자립을 위해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인용해 공개한 한국은행 '대출자 연령별 평균 부채금액 추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20대 평균 채무액은 2203만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고 전체 평균(7206만원)에도 크게 못 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채무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연령별 부채 규모의 3.8%에 불과했다.반면 대출자 가운데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차주 수 기준)은 전체의 12.5%에 달했다. 이는 30대 이상이 주택담보대출 등 자산 축적을 위한 대규모 대출을 받는데 반해, 20대 채무는 학자금이나 생활비, 취업비용 등을 위한 '생계형 소액 대출'이 주를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문제는 심화되는 고용 한파로 20대 청년층의 안정적 소득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9월 기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이 보유한 비은행권 소액 대출은 '고금리'의 덫에 걸려 이자에 허덕이다 신용불량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단초가 되는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은 악순환에는 은행권이 청년 대출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반면 비은행권은 고금리 대출 상품을 내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나서는 등 금융권 움직임도 한 몫 한다. 은행권은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청년층 대상 영업에 적극적이면서도 대부분 예ㆍ적금 상품 위주로만 취급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청년층 대출은 리스크가 높아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이에 반해 비은행권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30일 무이자 대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청년 대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주요 저축은행 대출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차주가 20대인 계좌 수는 4년 전 13만7000개에서 올 상반기 17만500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대출금 규모도 5497억원에서 9752억원으로 증가율이 77.4%에 달했다. 이 같은 비은행권 대출 이력은 추후 은행권 대출 이용에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편이다.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의 청년층 공적지원 제도는 단기적 차원의 '저리 대출' 위주로만 운영돼 근본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며 "정부가 자산ㆍ부채ㆍ신용상태별로 청년층 자금수요를 고려해 '맞춤형 정책상품'을 개발해 청년층의 금융 자립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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