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내년 2.8% 성장률 전망과 벗어나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한국의 성장률을 공식 발표하는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동안 현대경제연구원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한은은 기존 전망치인 3.0~3.2%(2015~2018년)를 고수해 왔다. 우리 경제가 최근 재정·통화 카드를 다 쓰고도 3년(2014~2017년) 연속 2%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내린 결론으로 해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내년 2.8% 성장률 전망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잠재성장률이 2%대로 추락했음을 시사했다. 잠재성장률이란 국가가 보유한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사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최대 생산증가율이다.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에서 2006∼2010년 3.8%까지 떨어졌다. 한은이 올 초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잠재성장률은 3.0~3.2%(2015~2018년)로, 3%대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하지만 이 총재의 발언을 빗대어 보면 최근 잠재성장률이 재차 하락하며 2%대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ㆍ고령화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증가율 둔화, 수출부진, 실업률 상승, 투자부진, 내수위축 등의 구조적 문제가 중첩되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잠재성장률이 2%대로 하락하면 기존의 확장적 재정ㆍ통화정책의 파급력은 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정부가 국가부채를 늘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거둔 지금의 2%대 실질성장률마저 앞으로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박근혜 정부 들어 추가경정예산은 2014년을 제외하고 모두 편성됐다. 2013년에는 17조3000억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추경이 이뤄졌고 지난해 11조6000억원, 올해 11조원의 추경이 이뤄졌다. 2014년엔 추경은 없었지만 당시 세월호 참사 직후 침체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정부 차원의 재정정책을 실시했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하하며 시중에 자금이 돌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특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한 2014년부터 총 5차례 기준금리를 내려 2.25%였던 기준금리를 1.25%까지 내렸다. 이같은 정책을 통해 우리가 거둔 실질성장률은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 2016년 2.7%(한은 전망치)였다. 이 기간 제시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3.0~3.4% 였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성장률 방어를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재정을 확장하면서 중장기적으론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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