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美 대법원서 만났다…삼성 배상액 줄어들듯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만났다. 1, 2차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세기의 특허 소송' 가운데 1차 소송의 디자인 특허를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공방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대법원에서 8명의 대법관이 입장하면서 시작된 이날 공방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이날은 1, 2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특허 3건을 침해한 것으로 결론 난 상황에서 이에 따른 배상금 규모가 타당한지를 가리는 게 주요 쟁점이었다.해당 특허는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 특허(D677), 액정화면에 베젤(테두리)을 덧댄 특허(D087), 격자 형태의 애플리케이션 배열 특허(D305) 등 3건이다. 삼성전자는 이 특허 3건의 침해를 이유로 3억9900만달러(약 4484억7000만원)의 배상금을 부과받았다.이는 특허 침해 기기로 지목된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이익금 전체 규모에 해당하는 액수다. 삼성전자는 이에 일부 디자인 특허에 관한 특허 침해 배상금으로 규모가 지나치다며 상고, 이날 구두심리가 열리게 됐다. 삼성 측 캐서린 설리번 변호사는 변론에서 "20만개 이상의 특허 기술이 복합된 스마트폰이 3건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판매 이익금 모두를 배상하도록 한 19세기 특허법을 첨단 기술 시대인 21세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포츠카나 폴크스바겐 '비틀'을 살 때, 디자인 일부만 보고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나온 브라이언 플래처 법무부 차관보는 "여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제품에서는 배상금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하는 것이 맞다"고 삼성전자의 주장이 힘을 실어줬다.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은 플래처 차관보에 "스포츠카를 살 때 디자인뿐만 아니라 크기, 성능 등을 다양하게 따져보고서 산다고 생각하는데, 외관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 것 같냐"고 질문했다. 그는 "소비자 설문조사나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애플 측 세스 왁스먼 변호사 역시 배상액 산정과 관련해 "배상액은 1, 2심 배심원단이 판단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폴크스바겐 비틀의 독특한 외관이 차량 판매 이익의 90% 정도를 끌어냈다고 보느냐는 한 대법관의 질문에는 결국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이날 심리의 흐름으로만 봤을 때는 삼성전자에 부과된 배상액의 액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종 판결은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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