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앞두고 상견례를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이일주일 만인 11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간의 파업으로 이미 3조원 가량의 손실을 낸 현대차노조가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 파업에 나설 것이 유력시되면서 생산차질과 협력사, 지역경제 등의 피해가 다시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현대차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노조가 정부가 이같은 조치에 나서면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 노조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과 공동 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현대차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정간에 강(强)대강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현대차 울산 2공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조업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당초 7일부터 2공장을 가동하려 했으나 흙탕물이 일부 시설을 덮쳐 작업 재개에 시간이 걸렸다. 현대차는 태풍 때 2공장뿐만 아니라 엑센트와 벨로스터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도 침수 피해를 본 뒤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한때 생산라인이 멈춘 바 있다. 공장이 다시 돌았지만 생산이 재개될 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세부 파업프로그램을 확정한다. 중앙쟁의대책위는 박유기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집행부 간부와 각 공장과 사업부 노조 대표, 감사 등이 참석하는 투쟁 지도부의 최고 의결기구이다. 노조는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에서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파업방식을 순환 또는 부분파업에서 전면파업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 앞서 노사는 9월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1인당 평균 1800만원 규모로 추정되지만 78.05%의 조합원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이 이어지면서 파업에 따른 피해가 커지자 정부가 11년 만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소기업계는 현대차 불매운동까지 나서겠다는 경고도 보냈지만 노사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현대차와 협력사,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특근 거부와 24차례 파업을 벌였으며 이로 인한 생산차질은 13만1000여 대에 2조9000여억원에 이른 것으로 회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1차 협력업체 380개 사는 1조 3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수출 차질은 7만 9000대, 11억 4000만달러에 달해 2009년 8월 이후 최대의 수출 감소율(-24%)을 기록했다. 9월 수출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맞물리며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 8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생산이 17.7%나 급감하면서 한 달 전보다 2.4% 감소했다. 9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1년 전보다 10.9% 줄었다.10월 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 기준 총 수출액은 94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줄었는데 현대자동차 파업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석유제품ㆍ석유화학 시설 정기 보수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기획재정부는 이날 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자동차 파업 영향 등으로 수출ㆍ생산이 부진하며 경기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하며 "일부 업계의 파업 장기화 등이 경기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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