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 2.7%? 2.8%?…곳곳에 걸림돌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올해 2% 후반으로 예상됐던 우리나라 경제성장 곡선에 점차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 유례없는 세계 교역 위축이라는 풍랑 속에서, 연초 선방해왔던 선진국 경제마저 다시 하향 움직임을 보여 응원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몇몇 신흥국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풍향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국제통화기금(IMF)은 4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3.1%, 내년 3.4%로 기존 7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국 경제성장률도 올해 2.7%, 내년 3.0%로 그대로 유지했다.올해 선진국 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인 1.8%에서 0.2%포인트를 낮춰 1.6%라고 제시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해 그리 나쁘지 않은 전망을 한 것으로 보인다.심지어 IMF는 미국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2%에서 1.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영국도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영향을 감안해 성장률을 낮췄으며,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다만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4.2%로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했다. 중국 성장률은 기존 전망인 올해 6.6%, 내년 6.2%를 유지했지만 인도와 러시아의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GDP) 2.8%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4분기 하방위험이 있지만 3분기까지 경제 상황을 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8% 달성 경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문제는 올해 세계교역량이 크게 감소할 것을 보여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심각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달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을 1.7%로 4월 전망치보다 무려 1.1%포인트나 낮췄다. 지난 30년간 세계 교역량은 대체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배를 기록하며 성장해왔지만, 올해에는 교역량 증가가 세계 경제성장의 8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세계 교역량이 GDP에 역전되는 것은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WTO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 주장이 거세졌고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교역 둔화는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은 올해 GDP를 2.8%로 수정하면서 세계 교역신장률을 2.9%로 전제한바 있다. 많은 변수들이 있지만 교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1991년부터 2016년 2분기까지 세계 교역량과 산업생산물량을 분석한 결과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느린 회복세를 보이다 작년 1분기를 정점으로 확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경제 장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LG경제연구원도 5일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2.5%에서 내년에는 2.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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