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국거래소가 지난달 30일 한미약품 주가가 출렁인 것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여부 조사에 나선다.2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 간의 기술 수출 계약 종료 공시가 뜨기 전인 장 시작후 30분 동안 한미약품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공매도를 쳐 부당이익을 챙긴 세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한미약품의 지난달 30일 공매도량은 10만4327주로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미국에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 성과를 올린 한미약품 투자자들은 지난달 30일 주식시장에서 '날벼락'을 맞았다.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자체 임상 1상 개발 중인 'RAF' 표적 항암신약 HM95573과 관련해 미국 제넨텍과 총 9억1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주가가 5% 가량 올랐다. 지난달 12일만 해도 주가가 54만5000원에 불과했지만 13일 이후 단 하루만 제외하고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흐름이었다.그런데 한미약품이 같은날 오전 9시29분 공시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기술 수출계약이 종료된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10% 넘게 하락하는 급락장세로 바꼈고, 결국 18% 하락한채 거래를 마쳤다. 기술수출 계약 성과에 기대감을 갖고 '매수'를 외쳤던 개미들은 순식간에 상투를 잡은꼴이 됐다.한미약품이 호재성 뉴스로 주가를 부양한 후 의도적으로 악재성 공시를 늦게 내보낸게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자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신약 기술수출 계약 성사와 해지 관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시를 위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지연됐을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김재식 한미약품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 역시 "베링거인겔하임 측이 지난달 29일 한국시간으로 저녁 7시 6분에 그 내용을 이메일로 통보해왔다"면서 "호재성 공시 직후 바로 악재가 나온 상황이었는데 특히 악재 건은 정정공시이고 중요 사항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와의 협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김 부사장은 "회사 측 공시담당자가 다음날인 30일 오전 8시 30분에 거래소에 도착해 약 8시40분부터 공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며 "신속을 요하는 공시라는 것은 한미약품과 거래소 모두 알고 있었지만 1조원에 가까운 기술수출 금액 중 한미약품이 받게되는 금액이 700억~800억원 수준에 그쳐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거치는 과정에서 의도치않게 늦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거래소측은 한미약품의 이러한 해명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공시 내용이 중요사항인 만큼 한미약품에 장 시작전 공시할 것을 제안했으나 한미약품이 내부 협의 과정에서 장 시작후 공시를 했다고 밝혔다. 또 공시 시스템 상에 ‘거래소 승인’이라는 절차 자체가 없는 만큼 기업 공시 담당자가 공시시스템에 공시 사항을 입력하면 바로 공시가 되기 때문에, 장 시작전 공시를 먼저하고 필요할 경우 정정공시를 통해 세부조정을 했으면 투자자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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