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구속’ 최악은 피했지만...갈 길 먼 '롯데개혁'

신동빈 "미흡한 부분 책임지고 고치겠다"…롯데개혁 '속도'호텔롯데 재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경영 정상화 숙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29일 기각되면서 롯데그룹이 최악의 위기상황은 일단 모면하게 됐다.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은 피했지만, 롯데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은데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의 재판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신 회장은 이날 새벽 구속영장 기각 후 귀갓길에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 조금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지적된 1300억원에 달하는 총수일가의 부당이익 의혹 등은 자신이 경영책임을 맡기 이전에 발생한 만큼 이번 기회를 계기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 회장 측은 법원의 영장실질검사에서도 검찰의 지목한 각종 의혹에 대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재임 시절 발생한 일”이라는 방어논리를 펴면서 구속을 면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검찰 수사로 중단된 롯데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도 구속영장 기각 직후 입장자료를 내고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 해결하겠다”면서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롯데가 돼 국가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신 회장은 무엇보다 롯데호텔 상장 재추진 등을 통한 한·일롯데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에서 드러난 취약한 롯데의 지배구조를 이번에 다시 절감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93%에 달하는 호텔롯데를 통해 지배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그룹은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원톱체제가 들어가 일본 매출의 18.6%에 달하는 한국롯데가 일본에 종속될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 6월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연기된바 있다. 신 회장은 또 주춤해진 그룹의 성장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당장 다음달 4일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입찰이 마감되는 만큼 지난해 재승인이 불허된 서울 월드타워점 탈환에 그룹의 화력을 집중해야한다. 또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롯데쇼핑 부분 실적도 정상화하고, 검찰 수사로 올스톱된 투자계획도 다시 수립하는 등 공격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해마다 7조원 가량을 투자해 왔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신 회장이 주력해온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사의 인수 등 각종 인수합병(M&A) 계획이 틀어졌다. 다만, 롯데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 회장이 구속을 피하긴 했지만,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과 롯데건설 비자금 의혹 등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아있는 탓이다.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의 정점으로 신 회장을 지목한 만큼 신 회장의 연루의혹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신 회장이 혐의를 모두 벗기 위해선 장기간 재판을 거쳐야 하는데다,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 대부분 사법처리 대상인 만큼 향후 롯데가 경영권 분쟁은 재발할 가능성도 남았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속을 면한 것은 천만대행이지만, 여전히 검찰 수사상황이 진행되고 있고, 재판이 남아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통부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