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의 Defence]한일군사정보교류 '시기상조 VS 꼭 필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가진 회담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전방위적이고 강력한 대북 제재ㆍ압박 강화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과 일본사이에 4년전 좌초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이 다시 논의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 측이 한일 간의 정보공유 협력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고 우리 측도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에 대응해 GSOMIA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가진 회담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전방위적이고 강력한 대북 제재ㆍ압박 강화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회담 말미에 일본 측은 한일 간의 정보공유 협력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체결 직전까지 갔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교도통신 영문판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외무상과 윤 장관이 한일 간 군사정보 교환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우리 측은 "한일 간 정보공유 협력 문제는 국회 및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종전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도했다. 일본은 그간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해왔다. 우리 정부도 이미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일 GSOMIA 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적이 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2014년 12월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이하 정보공유 약정)에 서명하면서 정보교류가 공식 발효시켰다. 정보공유 약정이 발효되기 때문에 미국을 중간 통로로 한국과 일본 간에 북한 핵과 미사일과 관련한 정보 공유도 이날부터 이뤄지게 됐다. 3국간의 북한 핵ㆍ미사일 정보 유통은 한국 국방부가 미국 국방부에 전달하면 미국 국방부가 우리의 승인을 거쳐 일본에 주고, 반대로 일본 방위성이 미국에 정보를 주면 일본의 승인을 거쳐 한국에도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과 일본은 직접적으로 군사정보를 주고받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더 나아가 논의 사실을 공개한 것은 갈수록 커가는 북핵 위협에 전방위로 대응하기 위해 향후 GSOMIA 논의에 진전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GSOMIA는 특정 국가들끼리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맺는 협정으로, 정보의 제공 방법과 무단 유출 방지 방법 등을 담는다. 한국 정부는 이미 20개 넘는 국가 또는 기관과 이 협정을 맺고 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하려면 한일간 GSOMIA가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의 잠수함 탐지 역량과 한국의 북한 미사일 발사후 초기 단계 추적 역량은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현재 한미일 3자간 정보공유 약정이 체결돼 있지만 이는 미국을 경유해 한일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어서 한일 간 실시간 정보 교환이 필요한 긴급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한일 간 GSOMIA 체결은 양국 군사협력 본격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재무장(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화)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한일간 논의가 본격화하면 GSOMIA의 실질적 필요성과 '정치적 함의'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와 유사한 '적전분열' 상황을 피하려면 정부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작년 12월 군위안부 합의로 한일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만들었지만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내 여론의 반발이 여전히 강한 상황을 감안하면 군사분야 협력에는 속도 조절이 필요다는 지적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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