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發 수출대란] 컨船 28척 하역 완료…갈 길 먼 한진해운 법정관리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18일째 접어들었지만 후폭풍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스테이오더(압류금지조치)가 발효된 국가를 중심으로 화물 하역 작업을 재개하더라도 터미널에서 화물을 빼 목적지까지 운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한진해운이 운용 중인 컨테이너선 97척 가운데 54척이 비정상운항 중이다. 전체 컨테이너선의 55%이 아직 운항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전체 컨테이너선의 80%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던 지난 11일 대비 비정상 운항 선박 수는 줄어들었지만 스테이오더 신청, 터미널에 하역된 화물 처리 등 아직 갈 길은 멀다. ◆컨테이너선 28척 하역 완료…내주께 싱가포르·멕시코서 하역= 스페인과 미국에서 각각 한진스페인호와 한진그리스호가 최근 하역을 마치면서 압류를 피해 항만 인근에서 하역을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이 34척으로 줄어들었다. 내주 초께는 미국 뉴욕과 싱가포르, 멕시코 만잘리노 등에서도 하역이 이뤄질 계획이다. 현재까지 총 28척의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이 하역을 완료했으며, 이 중 반선한 선박은 17척이다. 해외 항만에 정박하지 못하는 한진해운 선박 35척은 국내로 복귀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각국의 법원이 스테이오더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압류 없이 화물을 내릴 수 있게 됐지만 터미널에 하역된 화물을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터미널에 하역된 화물에 대해 채권자들이 권리 행사에 나서거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터미널에서 미지급된 터미널 사용료 대신 화물을 볼모로 잡을 수 있다"면서 "화주가 직접 터미널에서 화물을 가져가려 해도 반출 비용을 물 수 있어 화주가 이 비용에 대해 한진해운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과 파나마 같이 스테이오더 협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국가의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용선 선박 대부분 반납하는 구조조정 예상"= 한진해운이 직접 보유 중인 컨테이너선 37척 가운데 15척만을 유지하고 용선 61척 대부분은 반선하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유선박 매각 등을 중심으로 한 자산 매각 작업을 벌이면서 용선 선박을 대거 반납한다. 한진해운은 이번 주 용선 가운데 5척을 선주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확인했으며, 한국 정부도 성명을 통해 한진해운 소속 선박 73척이 해상에 머물고 있고 그 가운데 37척은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WSJ는 전했다. 그리스 선사 다나오스 등 주요 용선주들은 한진해운이 용선계약을 연장하길 바라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라크리스 프로코파키스 다나오스 최고운영책임자는 "한진해운은 현재 철저하게 몸집을 줄이든지 아니면 청산하는 두 가지 선택밖에 할 수 없다"면서 "다나오스는 한진해운에 8척을 빌려주고 있는데 그중 5척을 돌려줄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3척은 화물을 적재하고 있어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WSJ는 글로벌 7위의 한진해운이 이런 내용의 매각절차 등을 거치고 나면 국내 화물 선적만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해운사로 전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해운의 전체 물동량 460만TEU 가운데 해외발 선적량은 90% 수준이었다. ◆현대상선 2차 대체선박 18일 미국 LA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빚어진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상선의 두 번째 대체선박인 '현대플래티넘호'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항했다. 이 선박은 17일 오전 8시 광양을 출발, 부산을 거쳐 현지시간으로 오는 28일 미국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2차 대체선박의 선적률은 90%로 약 3600TEU급 화물이 실려있다. 미국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해야 할 백색가전을 비롯해 타이어(금호타이어), 자동차 부품(현대글로비스) 등이 긴급 운송된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국내 중견 해운사인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과 함께 소규모 해운동맹 '미니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미니 얼라이언스는 총 15척의 선박을 투입해 이달 말부터 4곳의 동남아 노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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