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공포]9월 인상할까?…사그라든 韓銀 연내 '금리인하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것이란 주장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미국이 올해 중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은이 인상 여부와 시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신흥국인 우리나라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 대내외 금리차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달 중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한은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불가능해진다.◇사그라든 '금리인하설'…美 금리 인상 시기에 달렸다=한국은행은 지난 9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3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앞서 금통위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년여만에 전격 인하했다. 당시 금리 인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바로 미국의 고용지표였다. 고용지표 결과가 예상치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발표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였다.현재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달이나 12월 중 한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있지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금리 인상을 하기엔 부적절하다.당장 오는 20~21일 열리는 FOMC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한은으로서는 추가 인하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하한을 얘기할 때 소규모 개방경제국으로서 자본유출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경우 우리의 실효하한 금리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신흥국인 우리가 기축통화국 금리보다는 높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 뿐 아니라) 다양한 국내 여건이 고려돼야 한다"며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설이 압도적이었으나 이달 중 변화를 보였다. 하나금융투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전망을 '올해 10월 추가 인하'에서 '연내 동결'로 조정했고, 대신증권도 올 3분기 말∼4분기 초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을 연내 금리 동결로 변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0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가 '금리 동결'로 전망을 수정했다.◇멈추지 않는 가계부채 급증세…'인하'에 부담=가계부채 증가세도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소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82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7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이는 통계가 생긴 2008년 이후 8월 중 최대폭 증가한 것으로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10월(9조원) 이후 최대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6조2000억원이나 늘어 마찬가지로 8월 기준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규모 확대와 금리 인하의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쉽사리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지난달 관련 대책을 발표한 만큼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주택 공급 규제를 통한 대출 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더욱 확대되고 있지만 우선은 대책의 효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경기부양 필요성은 계속 언급돼=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반기 중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도 고려해야한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경제적 효과 등으로 인해 하반기 경기부양 필요성도 커졌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대내적으로는 김영란법의 효과가 10월 쯤 나오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각종 경제지표 등을 통해 어느정도 결정될 것이라 본다"며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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