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000년대 초반, 독일 실업률은 10%를 넘어섰고 성장률은 0%대로 급락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이 성장률 하락, 실업률 상승, 재정 적자 등 다양한 형태의 위기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독일은 빠른 회복세를 시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유럽의 병자(the sick man of Europe)로 조롱 받던 독일 경제가 경제적 슈퍼스타(Economic Superstar)로서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은 제조업에 있었다. 15일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이 탁월한 복원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이 있었다. 주요 선진국은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해 서비스업 발전에 중점을 둔 반면 독일은 비교 우위를 가진 제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약 23% 수준이었으나 독일만 현재에도 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차 시장점유율은 66%(2013년) 수준이며, 독일 세계 기계산업 수출 점유율은 16~17%대로 2002년 이후 수출 1위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특히 제조업에 종사하는 중간기업(Mittelstand)이 금속, 전기, 정밀기계 등의 산업에서 고부가 전문제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중간기업은 종업원 500명, 연매출 5000만만 유로 이하의 기업으로 대기업 지분 25% 이상은 제외한 기업을 의미한다. 전세계 2734개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 중 1307개가 독일 중간기업으로 그 기업수가 미국의 4배 수준에 이른다. 독일은 또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천단기술전략'의 추진과 이에 대한 연구성과의 상용화로 제조업 혁명을 주도하고 시장을 선도했다. 독일과 유사한 제조업ㆍ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이 새로운 성장 원천을 모색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서 독일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기용 수석연구원은 "한국 산업의 구조적 특징과 제조업 경쟁력을 반영하는 '고품질-고가전략'을 수립하고 산학연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 인적자원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천단 제조 영역을 구별해 기존 연구개발 육성 로드맵과 연계해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 가이드라인을 작성해야 한다고 마했다. 제조업과 관련된 융복합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기술적 우위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수출확대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또한 제조업 발전전략의 구체화 작업의 일환으로 제조업 기반 융복합 산업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새로운 표준산업분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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