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국내외 투자자 10여곳이 관심을 보이는 등 '4전5기'의 민영화가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각 공고 직후 인수 의사를 표명했던 한화생명에 이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 KT 등 국내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30%를 여러 투자자들에게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이다. 최소 4%에서 최대 8%까지 지분을 매각하게 되며, 지분 4% 이상을 낙찰받는 신규투자자에겐 사외이사추천권이 부여된다. 현재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우리은행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이다.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화생명의 경우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공시 이후 국내외 주요 인수합병(M&A) 자문사들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22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루어진다. 자회사인 포스코ICT를 통해 K뱅크에 참여한 포스코 역시 최근 우리은행 지분 인수작업 주관사 선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정은 최대 10%(의결권 기준 4%)까지 지분 보유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서는 포스코 사외이사이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장인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의 사외이사직 사임을 인수전 준비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안 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직을 유지할 경우 이해가 상충될 수 있어 사전에 이같은 논란을 차단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K뱅크를 주도하고 있는 KT 역시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K뱅크를 통해 은행업에 뛰어든 KT가 은행업의 확대를 위해 우리은행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와함께 2014년 우리금융 매각 당시 예비입찰을 준비했던 교보생명과 국내 주요 매물 M&A의 단골손님인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도 유력 후보군이다. 이들의 경우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실탄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해외 PEF 운용사 등도 우리은행 지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칼라일, IMM PE, 오릭스 PE, 베어링PEA, CVC캐피탈파트너스 등 6~7개사들이 4% 수준의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해외IR을 통해 만났던 투자자들이 지분 매입의사를 적극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4% 수준의 지분을 투자하면 배당이익과 함께 사외이사 추천권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작업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주가도 상승세다. 전일(8일) 종가는 1만1350원으로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공식적으로 밝힌 지난달 24일 종가(1만450원) 보다 8.1% 높은 수준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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