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법정관리 문턱서 생환한 현대상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진해운과 함께 양대 국적선사였던 현대상선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경험하면서 법정관리의 문턱에까지 갔지만 운명은 달랐다. 현대상선은 1976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버려진 유조선 3척으로 세운 국적선사로 출발했다. 당시 아세아상선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해 회사 설립 5개월 만에 운항사업면허를 취득했고 1978년 극동~중동 노선으로 운항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꾼 뒤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설립한 신한해운과 합병해 사세를 키웠다.1990년대 후반에는 부산 감만과 전남 광양, 미국 타코마항 등 국내외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세우며 세계 8위 선사로 성장했다.현대상선은 2013년 이후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자구계획을 실행해 왔으나 해운 시황의 침체와 장기간 손실 누적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상선은 이미 법정관리와 다르지 않은 수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법정관리를 통하지 않은 채 진행해 왔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동맹에서 퇴출돼 회복할 수 없는 영업력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퇴출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된다.이 때문에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 결국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출자 전환하면서 40년 만에 현대그룹 품을 떠나 산은 자회사로 새 출발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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