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제공=게티이미지뱅크
Q. 기업은 누진제 적용이 안돼 혜택을 보고 있다는데A. 사용량 대비 상대적으로 전기료를 덜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h당 요금은 상가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이 105.7원, 공장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이 81원으로, 주택용 1단계(60.7원) 보단 비싸다. 하지만 주택용 전기가 2단계(125.9원)만 넘어서도 ㎾h당 가격은 역전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 판매비중은 13.6%인데 반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8조1161억원)로 판매량 대비 매출 비중이 높다. 반면 산업용은 판매 비중이 56.6%이지만 매출비중은 54.4%다. 가정용이 산업용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Q. 그럼 산업용 전기료가 주택용에 비해 저렴한 것은 결국 누진제 때문인가A. 누진제 때문만이라고 보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산업용 전기는 주택용 보다 원가가 저렴하다. 이는 산업용 전기가 고압인데다 송배전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소에서 고압전기(765kV)를 생산해 변전소에 이를 345kV, 154kV 등 전압을 낮춰 공급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고압 전기를 송전선로에서 바로 끌어다 쓴다. 한전의 송전선로와 공장을 이어주는 송전탑도 기업이 부담해 직접 세운다. 보상비, 유지비 등도 기업이 모두 부담한다. 한전이 따로 투자하는 비용이 없다 보니, 원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 기업도 주택용 전기 만큼 전기료 부담을 느낀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15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은 평균 49.5% 인상됐다. 이중 주택용은 15.3%, 일반용은 23%, 교육용은 25.6% 인상됐지만 산업용은 84.2%나 인상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철강, 반도체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의 원가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에 못 미쳤던 제조원가 대비 전기요금 비중은 4년 사이 1% 중반까지 올랐다. 이중 철강업종은 2%에서 4%로, 반도체산업은 1% 초반에서 2% 중반까지 부담이 가중됐다. 태양광 원료로 쓰이는 폴리실리콘은 20%, 시멘트산업은 18.9%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Q. 전기료 인상으로 누가 혜택을 보나A. 전기를 파는 한전은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유가하락에도 지속적으로 요금을 인상한 결과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은 11조원을 웃돌았다. 전년 대비 96%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19.2%에 달했다. 전력판매량도 꾸준히 늘어 2006년 34만8719GWh에서 지난해 48만3655GWh로 확대됐다. 원가회수율도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원가회수율은 90%를 넘어서면 한전이 흑자를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4년 기준 원가회수율은 98%로 지난해 100%를 상회했다. 정책적으로 낮은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농사용, 교육용, 가로등용을 포함하고도 원가회수율이 100%에 육박했다는 것은 산업용과 일반용 원가회수율은 이미 100%를 초과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용 전기의 원가회수율은 109이었다. 100원만 받으면 되는데 9원을 더 받아갔다는 얘기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