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신임 대표 이정현, 누가 왜 뽑았나

당청 소통에 적합한 인물…지역주의 타파 '상징성'도 당선에 기여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40.9%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심(朴心)'과 호남 출신이라는 '파격적 상징성'이 주효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영남권 표심에서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선거인단·현장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총 10만8738표 가운데 4만4421표(40.9%)를 쓸어 담았다. 마지막까지 안갯속 판세였던 전대 분위기에 비하면 예상 밖의 압도적 승리다. 그러나 비박(비박근혜)계는 그야말로 참패를 당했다. 2위를 차지한 비박계 단일 후보 주호영 의원(29.4%)은 이 대표에 10%포인트 이상 뒤졌고,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강석호 의원을 제외한 비박계 후보들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초 이 대표는 악조건 속에서 선거전을 시작했다. 세월호 보도 통제 논란과 친박계 공천 개입 녹취록, '오더 투표' 파문 등 친박계에 연이어 악재가 쏟아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신공항 문제 등으로 영남권 표심 이탈 우려까지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도 유권자들은 최대 목표인 내년 정권재창출을 위해 남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당청관계 개선에 필요한 인물을 선택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박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당청 소통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전대에 참석하며 '친박 결집' 분위기 몰이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비박계 단일후보로 세를 확장했던 대구·경북(TK) 출신의 주 후보를 제치고 영남권 표심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대표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는 내가 우스갯소리로 '독박(독자적인 친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친박이라는 울타리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당원과 국민들이 이 후보를 당 대표로 뽑아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결국 대통령과 함께 우리 당이 다음 대선을 잘 치르고 당이 새로 환골탈태하는 가능성을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했다는 상징성도 당선에 일조했다. 그는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왔고, 이번 전대에선 스스로를 '무수저'로 낮추며 '섬기는 정치'를 표방했다. 그 결과 3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호남권 유권자가 전체 선거인단의 3%에도 미치지 못해 이 대표가 세 대결에서 뒤질 것이라는 예측을 보기 좋게 깨뜨린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원들은 친박에서 비박으로 전환하는 '계파 혁신'이 아닌, 이 대표가 주장하는 지역주의와 갑질 타파를 통한 혁신에 손을 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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