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운동화 밑창부터 태양광 소재로까지 쓰이는 국산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가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으로 국내 대부분 제품의 수출길이 막힌 와중에도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이 수입한 EVA는 총 47만7066t으로 이 중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40%(18만9554t)에 달했다. 2012년 20%에서 3년 반 만에 정확히 2배가 오른 것이다. 수출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2년 12만3096t에서 2014년 27만5864t으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지난해에도 34만5045t을 팔아 중국 전체 EVA 수입 비중의 39%를 차지했다.
▲한화토탈의 태양전지용 EVA 제품
EVA는 에틸렌과 비닐아세테이트를 화합한 합성수지다. 자그마한 쌀알 모양으로 부드럽고 유연한 성질을 갖고 있어 충격 흡수가 잘되고 접착성이 좋다. 가공을 통해 운동화 밑창부터 접착제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한화토탈ㆍ한화케미칼ㆍ롯데케미칼ㆍLG화학 등이 생산하고 있다. 국산 EVA가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태양광 수요 덕분이다. 중국이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면서 EVA 수요도 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EVA 중에서 비닐아세테이트 함량이 22% 이상 되는 '고함량 EVA'는 태양광용 소재로 쓰인다. 태양광 모듈에 '고함량 EVA'를 씌워 고정력을 높이고 외부로부터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이다. 고함량일수록 투명도도 높아 모듈이 햇빛을 모으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태양광용 '고함량 EVA'는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화그룹이 주도 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2014년 24만t 규모의 플랜트를 완공하고 태양광용 EVA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사우디에 20만t 규모의 EVA·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공장을 가동하는 등 글로벌 시장공략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 중국 내 태양광 수요가 늘면서 국산 EVA 수출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내수시장 활성화와 환경오염 저감을 위해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의 15%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EVA가 지난해에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팔렸다"며 "대부분의 제품들이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중국 내 판매 비중이 줄고 있지만 EVA는 비껴간 셈"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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