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일본 국채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와 지난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1000억엔(약 304조원) 규모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국채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8~29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회의 직전에 비해 0.20%포인트 넘게 뛰었다. 2013년 5월 이후 2년여만에 최대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4년 전 아베 총리 취임 직전 1%대였던 10년물 금리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 2월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을 통한 경기부양에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겹쳐 일본 채권의 인기가 치솟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지난주 일본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 확대, 아베 총리의 1000억엔 규모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국채 금리는 오히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금리에 익숙해져 있던 투자자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엔화의 흐름 역시 비슷하다. 통화정책 회의 직전 달러당 106엔대까지 떨어진 엔화 가치는 현재 101엔까지 올랐다.국채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은 투자자들이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회동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28~29일 회의에서 말한 통화정책 재평가가 긴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혼란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국채 값 하락이 매수 기회인데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계속되는 한 국채 수요가 견실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하락이 채권·통화 매도세로 이어지는 사태가 다른 선진까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국제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2일 보고서에서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선진국 국채 가격을 꾸준히 끌어올렸다"며 "갑작스런 금리상승에 따라 세계적으로 국채 투자자들이 입을 손해 규모가 3조8000억달러(약 4208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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