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8월1일부터 주민등록 표기 개선안 시행...재혼가정 자녀 주민등록상 '동거인'→'배우자 자녀'로 변경...'보이지 않는 차별 없애는 차원'
신규주민등록증 발급 모습. 아시아경제 DB.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남편 아이는 자녀, 내 아이는 동거인?"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초등학생 A군은 최근 주민등록등본을 본 담임선생으로부터 "너는 왜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A군은 주민등록등본 상 같이 살고 있는 의붓아버지(세대주)의 자식들이 '자녀'라고 표기돼 있는 것과 달리 '동거인'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장관 홍윤식)는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주민등록 등ㆍ초본상 재혼 가정의 자녀가 '동거인'으로 표기되던 것을 '배우자의 자녀'로 표기하도록 개선한다고 26일 밝혔다. 재혼 가정에서 세대주(남편)와 혈연 관계가 없는 자녀, 즉 부인이 재혼하면서 데리로 온 자녀는 그동안 '동거인'으로 표기돼 왔다. 2007년까지는 민법상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는 '가족'이 아니었기 때문에 '동거인'으로 표기됐었다. 2008년 1월부터 민법이 바뀌면서 '배우자의 직계혈족'이 가족의 범위에 포함되긴 했다. 하지만 재혼 여부가 주민등록 등ㆍ초본에 드러난다는 이유 때문에 기존의 '동거인' 표기는 그대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동거인' 표기가 가족이 아니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다자녀가구 혜택 신청 시 별도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문제가 되면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기존의 부모+미혼자녀라는 전통적 가족 형태가 줄어드는 대신 재혼 가정, 다문화 가정, 1인 가구 등 새로운 가족 형태가 늘어나는 등에 따른 사회적 환경 변화도 작용했다.이에 따라 행자부는 최근 시민단체, 관련 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해 재혼 가정 자녀의 '동거인' 표기를 '배우자의 자녀'로 바꾸기로 했다. 또 현재 '처'와 '남편'으로 표기하던 것을 가족관계증명서 표기와 일치시켜 '배우자'로, 아들ㆍ딸 모두를 '자'로 표기하던 것을 양성 평등을 고려해 '자녀'로 표기 방식을 바꾼다.
재혼가정 자녀 주민등록상 표기 개선안
이렇게 되면 A군은 세대주인 의붓아버지와의 관게에서 '배우자의 자녀'로 표기돼 '가족'에 해당된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앞으로 다자녀가구 혜택을 신청할 때 별도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친부와의 관계에서도 가족으로서의 소속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행자부는 이같이 개선된 주민등록 등ㆍ초본 표기 방식을 오는 30일부터 민원24 온라인 서비스ㆍ무인민원발급기에서 적용한다. 읍ㆍ면사무소 또는 동 주민센터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이같은 방식이 적용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밖에 행자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매년 생활기록부 작성 과정에서 학생들이 일일이 주민등록 등본을 제출하는 불편을 없애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교사가 직접 전산망을 통해 내용을 기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성렬 행자부 차관은 "이번 개선은 다양한 가족형태를 반영하여 재혼가정의 불편을 해소하고 친부모의 권익도 함께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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