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금융감독원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이달 중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은 은행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 "지난달 몇몇 은행들의 본점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ISA 판매 정책과 KPI(핵심성과지표) 반영 현황 등을 파악했다"면서 "은행별 자체 점검 결과가 나오는대로 이달 중 현장점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농협은 유치한 ISA 고객 중 65%에 대해서는 투자성향 분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도 32%가량 투자성향 분석을 하지 않았다. ISA는 고객 한 명당 한 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보니 각 은행들 간 치열한 선점 경쟁이 빚어졌었다. 지난달 금감원은 시중은행들에게 ISA 불완전판매 관련 자체점검을 실시해 보고하도록 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다. 이와 별도로 외부 용역업체를 선정해 ISA를 비롯한 은행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미스터리쇼핑(암행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국민재산늘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출시된 ISA는 판매 한 달간 가입 계좌의 74%가량이 1만원 이하일 정도여서 '깡통계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은행들이 직원별 의무할당량을 부여하면서 억지 가입을 양산했다는 분석이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이 ISA 판매 첫 날에 계좌를 유치하면 평가 점수를 3배로 인정해 반영해준 사례 등 일부 과도하게 유인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은 ISA 판매 첫 날 16만명가량의 가입자를 유치해 전체 가입자의 절반을 싹쓸이한 바 있다. KPI는 각 지점과 직원들의 승진과 업무평가, 성과급 산정 등의 기준이 된다.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권 ISA 가입자 수는 191만5574명이며 투자금액은 1조2932억원이다. 이 중 은행에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은 12만4503명, 1357억원에 불과해 대부분 신탁형에 가입했다. 은행별로 보면 KEB하나은행의 가입자 수가 42만8294명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38만5814명, KB국민은행 25만1336명 순이었다. 가입자 1인당 투자금액으로는 KB국민은행이 162만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95만원, KEB하나은행 67만원 순이다. 농협의 경우 13만원으로 가장 적다. 이달 중 ISA 계좌이전 제도가 시행되고 일임형 수익률이 공개되면 또 한 차례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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