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결의하며 결사 저항하는 노조와 관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
왼쪽부터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파업하면 정말 '은행관리'로 가는 것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아버지가 100만원 벌다가 60만원 벌게 되면 거기 맞춰서 살아야지, 옛날에 아버지 잘 살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우리 회사 노조는 회사의 심각성을 알기 때문에 파업은 안할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29일 오전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가진 간담회에 참석한 조선3사 CEO는 하나같이 노동조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박 대표는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파업하면 정말 '은행관리'로 가는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삼성중공업은 이자나 채무 상환에 문제가 없는 '정상기업'이다. 그런데도 박 대표가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기는 '은행관리'까지 언급한 것은 "삼성 조직 문화에서 파업만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극단적인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노협도) 파업은 자제하겠지, 파업해서 돌아올게 뭐가 있냐."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는 '아버지의 월급'에 빗대어 노동조합을 설득했다. 이날 오전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그는 "아버지가 100만원 벌다가 60만원 벌게 되면 거기 맞춰서 살아야지, 옛날에 아버지 잘 살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구조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상황이 안 좋으면 시장에 따라서 수축 대응 하는게 당연한 것"이라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조도 구조조정을 아픔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권 대표는 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인 건설장비 분야 분사로 인해 직원 연봉이 차별화되는 것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했다. 그는 "야구선수와 배드민턴 선수에 같은 연봉을 주고 있기 때문에, 말 많은 쪽에서 계속 불만인 것"이라며 "직종에 따라 연봉이 다 달라야 하는데 건설장비 하고 (조선은 같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선 3사 중 가장 재무 상황이 심각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도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우리 회사 노조는 회사의 심각성을 알기 때문에 파업은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일찌감치 파업 준비를 마쳤음에도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다. 금융권의 압박, 따가운 시선의 여론, 그리고 사측과 마지막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까지. 조선3사 구조조정의 성패는 박대영, 권오갑, 정성립 대표가 노조와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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