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자본시장은 한 나라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발전이 동반돼야 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자본 시장은 국가경제의 체격과 체력과 비례해 잘 발달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본 시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 속도를 따라 오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본 시장은 투명하지 못하고, 거래 시스템이나 관행도 글로벌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낙후된 자본 시장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 흐름과 자본 시장에 대한 통찰력 있는 권위자 6명으로부터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한국 자본 시장이 10년 뒤에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반열에 올라 설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국 증시가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절실하다. 취약하고 투명하지 못한 기업 지배구조는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형적인 지배구조인 지분소유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다수 존재하지만 지배구조의 요소(정직, 투명성, 책임성)가 조직(경영진,이사회 등) 전반에 녹아 개방적이고 선진화된 기업은 찾기 어렵다. 폐쇄된 기업 지배구조는 기업 정보의 비대칭을 야기하고 미래 예측 가능성을 떨어 뜨려 주가의 심한 변동성과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투자자 부(富)의 감소와 함께 기업에도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 40대 대기업 집단의 기업공개(IPO) 비율이 15.9%로 낮은 것도 폐쇄된 지배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이는 시장에서 유동성 증가와 적정한 가격으로 반영되게 마련이다. 시장참여자(투자가)는 주주 입장에서 부의 증대를 이룰 수 있고 기업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자본을 조달(증자,사채 발행)할 수 있게 돼 증시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들은 일반 주주의 권리를 침해 하지 않는 방향으로 지배구조의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 우선 복잡한 순환출자의 구조를 해소하거나 단순화 시켜야 한다. 대주주의 편익을 위한 부당 내부거래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는 기업과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장기 재직 없이 각각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해 경영자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혹시 있을 수 있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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