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계열사 대표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의혹 정면반박롯데건설,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압수수색 앞두고 증거인멸 시도, 검찰 심기건드렸나 '조심'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이 이번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의 통로로 부각되면서 이들 계열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신 회장이 애정을 갖고 있는 회사가 비자금 조성의 진원지로 지목받은 것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기념비적 사업에도 웃지 못하는 케미칼…각종 의혹 '적극 부인' 롯데 계열사 중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 내부 직원들은 하루빨리 수사가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면서 케미칼로 쏟아지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 적극 해명했다. 롯데케미칼은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의 기공식을 열며 국내 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석유화학시장에 진출했지만,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핵심통로로 지목되면서 내부에서는 마냥 반색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특히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는 검찰 수사 중인 롯데 계열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전면에 나서며 진화에 나섰다.롯데케미칼은 해외에서 원료를 사오는 과정에 중간에 계열사를 끼워넣는 식으로 거래가를 부풀려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서 석유화학 원료인 부타디엔 등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A협력사의 홍콩법인과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거래 대금을 수백억원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금액 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롯데케미칼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료수입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서 대금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국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말, 당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신용장 개설을 할 수 없었는데 이때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금리도 당시 국내의 15~20%보다 낮은 약 9%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면서 "일본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로부터 큰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을 활용해 이익을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A협력사의 홍콩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원료 구입 과정에서 롯데그룹으로부터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받은 적도 없고,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별도 자금 형성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 정점에 선 롯데건설…'침묵'으로 일관롯데건설은 연간 7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물량 중 66%가 롯데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금융감독원과 롯데건설 등의 자료에 따르면 롯데건설 전체 매출에서 플랜트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었다. 2006년 3.52%에서 2010년 21.60%까지 치솟았으며 지난해에는 16.56%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것이 검찰 측 시각이다. 2006~2015년 롯데건설이 완공한 플랜트 사업 44건 중 29건은 롯데그룹 계열사 물량이다. 특히 2010년 이전에 완공한 사업 14건 중 12건의 발주사가 롯데그룹 계열사다. 검찰은 이밖에도 롯데건설이 계열사에 지분을 매각 하는 과정에서 횡령과 배임이 있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벌써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받은 롯데건설은 공식적으로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실시한 두번째 압수수색에서 롯데건설이 전문적인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은 롯데건설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자료삭제프로그램(WPM)'이라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정보를 영구적으로 모두 지워버렸다. 롯데건설 측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아무 말도 해 줄 수 없다"고만 밝히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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