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G2 대화, 무엇을 얻었나

세계 경제 주무르는 양강 머리 맞대100명 넘는 관료들, 비효율성·짧은 시간 한계철강 감산 등 합의에도 '원론적 수준' 비판美 대선·中 영향력 확대 야욕 등 변수…향후 변화 주목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양강인 주요 2개국(G2) 연례 회담인 미중 전략·경제 대화가 막을 내렸다. 6~7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는 양국에서 100여명이 넘는 정치·경제 대표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팽팽한 힘겨루기와 민감한 이슈에 대한 견해 차이를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물론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중은 최근 양국 사이에 격렬한 공방전이 오갔던 철강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경쟁적으로 절하하는 것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사진)은 '중국이 국내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반겼다. 그러나 이같은 의미를 부여하기엔 원론적인 수준의 합의라는 평가가 나온다.미중은 남중국해 영유권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서는 개막식부터 폐막 직전까지 설전을 이어갔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이 북핵 불용의 원칙을 강조하는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나치게 많은 참석자들과 제한된 시간, 광범위한 이슈라는 틀 때문에 미중 전략대화가 효율적 소통의 창구가 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전략대화는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만들어 매년 개최되며 양국간 대화의 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관심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선임 연구원은 "현재 회의는 너무 많은 관료들이 한번에 모여 비효율성이 극대화되는 모양새"라면서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을 독점하고 하위 관료들의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결과 도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가시적 성과를 떠나서 양국이 대화의 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의 대립이 격화되면 중국이 의장국인 올 가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미중이 대화의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회의 내내 '미중 신형대국관계'를 재차 언급하면서 아시아에서 중국의 굴기를 용인해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는 시진핑 체제가 앞으로 미국과 대등한 경제ㆍ군사적 관계 구축을 가속화해나갈 것임을 분명하게 예고한 것이다. 미국의 정권교체, 중국의 성장둔화, 시진핑 체제의 아시아 영향력 강화 의지 등이 맞물리며 향후 미중 전략대화의 모습이 어떻게 변모할지 주목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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