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 회장까지 왔지만…호텔롯데 IR 흥행 실패

운용사 CIO·대형기관 등 대부분 불참"공모 예정가 너무 높아 투자 매력 상실"2006년 롯데쇼핑 상장 트라우마도 한 몫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민영 기자, 최서연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진행된 호텔롯데의 기업설명회(IR)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초청 대상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은데다 공모가가 터무니 없이 높아 매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시장 안팎에서는 호텔롯데가 향후 추가적인 투자설명회를 거쳐 공모가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에서 개최된 호텔롯데 IR에 초청 대상이던 국내 운용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았다. 공모 청약에 제한이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 및 인수단을 제외한 삼성, KB, 신영, NH-아문디(Amundi) 등이 주요 운용사 CIO는 이날 IR에는 모두 불참했다. 초청 대상이었던 사학연금 등 대형 기관들도 일정을 이유로 외면했다. 이유는 하나다. 공모가가 터무니 없이 높게 제시돼 투자 매력이 없을 뿐 아니라 실무진을 배제한 IR에서 구체적인 투자정보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재 호텔롯데의 공모 예정가는 9만7000~12만원, 공모 금액은 4조6400억~5조74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자사의 총 영업가치를 12조9230억원 수준으로 봤는데, 올해 1분기 실적의 연환산(4배) 수치를 60%, 작년 실적을 40%로 반영해 가중평균해 산출했다. 이 중 면세사업부의 영업가치는 동종기업인 호텔신라의 평균 세전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22.4배)를 적용해 12조480억원으로 산출했다. 올해 신규 면세점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와 연매출 6000억원 규모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폐점 등 악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호텔신라의 EV/EBITDA 역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탓에 이익이 줄었지만 주가는 그만큼 하락하지 않아 높게 적용됐다고 보고있다. 행사에 불참한 운용사 CIO 대부분은 공모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A자산운용사 CIO는 "본업가치보다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의 지분가치가 추가돼 관점에 따라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현 수준에서는 크게 수요 예측에 참여할만한 메리트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B자산운용사 CIO는 "호텔롯데의 경우 6조의 공모금액에 기관 비율이 60% 정도인 3조~3조6000억원정도로 예상되는데 (주관사와 공동주관사를 제외하면)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도 굉장히 적고 가격부담도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인 참여가 굉장히 높지 않은 이상 IPO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C투자자문사 대표는 "밸류에이션을 너무 높게 잡아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라면서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더욱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D 투자자문사 대표는 "공모가 하단이 6만원대는 돼야 투자를 고려해 볼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설명회 등을 통해 업계의 의견을 들어본 뒤 그정도로 (공모가를) 낮출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IR 현장 분위기도 업계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IR자료에도 투자위험요소 등 참고할만한 점이 없었다"면서 "전체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한다는 점이 오히려 부담이었다"면서 "다음달 실무진을 대상으로 진행될 설명회를 거쳐야 자세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에 대한 트라우마도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06년 롯데쇼핑 상장 당시 공모가를 4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6개월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현재 가격(30일 종가 기준)역시 22만3500원 선이다. 한편, 지난 19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호텔롯데는 6월15~16일 수요예측, 21~22일 청약을 거쳐 6월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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