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의 좌초로 위기를 겪었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숙제가 생겼다. 당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일 열린 중진연석회의에서 '혁신형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는 공감대는 형성 되었지만 최종 결정권은 다시 정 원내대표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로서는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대위와 혁신위 무산 이후 당은 '분당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급한 상황에 몰렸다. 다시 정 원내대표에게 주도권이 돌아왔지만 당 수습을 위한 묘안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정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폭 넓게 들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의 첫 번째 과제는 혁신비대위를 본인이 맡을지 여부다. 그는 20일 회의에서는 "내가 못 맡을 게 뭐냐"라며 농담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에서는 원내대표직과 혁신비대위원장 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회의에서 중진들 상당수가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선택이 쉽지 않다. 혁신비대위를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면 지도력에 타격을 입게 된다. 지도력이 타격을 입으면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등 대야협상에서 협상력 저하라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20대 국회가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 원내대표가 혁신비대위를 포기 한다면 그만큼 원내대표의 위상이 추락하게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 원내대표가 혁신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비대위원 인선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는 정 원내대표를 제외한 위원 구성을 친박과 비박 7:7로 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친박 비대위원을 추가해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방안이다. 하지만 친박에서는 이혜훈 당선인과 김세연 의원의 내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교체를 요구한 상태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혁신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도 쉽게 결정 내릴 수 없는 문제이다. 혁신위가 사실상 좌초되면서 다음 전당대회 전까지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 체제이기 때문에 외부인사가 혁신비대위를 맡을 매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새로 영입되는 혁신비대위원장은 친박과 비박의 지지를 두루 받는 인사여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정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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