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부드러운 '소통남'으로 통해…지역별 수요 급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유연한 문화구축 필요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직원들의 이야기 경청해 주고 기(氣) 살려주는 리더'. 임영득 현대모비스 신임 사장과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임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30년 이상을 생산기술분야에서 일한 '생산통'이다. 생산기술 전문가라고 하면 왠지 무뚝뚝하고 고지식해 보일 것만 같지만 그는 조직에서 부드러운 '소통남'으로 불린다. 임 사장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생산기지를 두루 거쳤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KMS) 이사,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 법인장, 현대파워텍 대표이사, 현대차 해외공장지원실장(부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가 언제나 공들인 것 중 하나는 소통과 협력의 조직문화 구축이었다. 특히 임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자동변속기 전문 계열사인 현대파워텍 대표로 재직할 때 만든 임직원 생일축하 점심문화는 그의 경영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임 사장이 2012년 11월 현대파워텍 대표로 취임할 당시 회사 분위기는 실적 때문에 어두운 상태였다. 연말 예상되는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정체된 상황이었고 판매 대수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임 사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이벤트였다. 매주 간격으로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모아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축하해 줬다. 축가를 직접 불러주기도 하고 한 명 한 명 모두에게 축하 악수를 하면서 생일케이크를 선물했다. 직원들 생일 챙겨주는 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볼 수도 있지만 임 사장은 2013년 7월 그룹의 특명을 받고 대표직을 그만둘 때까지 8개월 정도를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직접 참석했다. 당시 직원 수가 1600명에 달했다.매주 직원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경청하면서 소통한 노력은 경영실적이 그 결과를 말해 줬다. 현대파워텍은 200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13년 매출액 3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임 사장이 이번에 현대차그룹 종합자동차부품 전문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사장에 임명된 것은 회사가 자동차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지역별로 수요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유연한 대응을 위해서는 지역별 사정을 잘 아는 생산기술 전문가인 임 사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임 사장의 장점인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도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 연말부터 중국 4, 5 공장에서도 차례로 생산이 이뤄진다. 북미시장은 수요가 늘고 있지만 중동과 러시아 등 신흥국시장은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이에 대해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상황이다. 전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의 생산과 원활한 부품 공급 등이 필수다. 이러한 효율적인 생산관리를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임 사장은 직전까지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의 생산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차량과 부품의 품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수장을 맡아 왔다.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공장의 생산품질 경쟁력 확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임 사장은 그동안 현대차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해외시장 물량을 공급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외형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부품 업체 5~6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또 자동차산업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핵심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자신감과 도전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업무표준 시스템 확대 등과 함께 올해 현대모비스의 중요한 경영 과제 중 하나다. 임 사장이 생산기술 전문가로서, 소통 리더십으로 이뤄내야 할 숙제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