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6시30분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해외 선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마친 현대상선 측 마크 워커 변호사와 김충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협상장을 나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상선과 채권단이 18일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최종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는 데는 실패했다. 현대상선의 생사를 쥐고 있는 협상 결과는 내주 중에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이날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해외 선주 3곳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가량 용선료 인하를 위한 최종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이 났다.지난 2월부터 용선료 인하 협상을 이끌고 있는 외부 법률고문 마크 워커는 협상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이제 시작 단계라 달리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협상 테이블에는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을 비롯해 마크 워커 고문과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참석했다. 선주 측에서는 그리스 다나오스, 나비오스, 캐피털십매니지먼트 등 컨테이너 선사 3개사의 선대관리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당초 현대상선 용선료의 70%를 차지하는 선사 5곳이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이 중 2곳이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은 2곳은 영국 조디악과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으로,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은 화상회의로 참여했고, 영국 조디악은 불참했다. 용선료 인하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오던 조디악은 20일까지는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은 이날 협상장에서 '조건부 출자전환'을 카드로 내걸었다. 용선료 인하에 동의할 경우 인하분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를 분할 상환하는 안이다. 또 용선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해 선주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해외 선주들은 용선료를 인하해 줄 경우 다른 해운사들도 잇따라 인하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협상에서는 출자전환 이후 대주주가 될 산업은행이 제시할 수 있는 보상 방식과 수위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은 앞서 17일 채권단협의회 안건으로 현대상선의 협약채권 중 7000억원 어치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올렸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산업은행이 40%대 지분율을 보유하게 돼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갖게 된다. 이날 협상에 참여한 선주 관계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회사에 협상 결과를 보고한 뒤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협상 진행이 원만하다고 판단할 경우 종전 20일이었던 마감시한을 한 주 가량 더 늦추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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