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R&D센터 잇달아 방문해 기술·양산 논의 배터리 공급 이뤄지면 국산 경쟁력 강화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잇달아 접촉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3'에 한국 기업의 배터리 탑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 모델3는 이미 한국타이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모델3에 우리 기업의 배터리가 탑재하면 한국 기술 의존도는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1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관계자들은 최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R&D(연구개발)센터를 잇달아 찾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대전에, 삼성SDI는 수원에 R&D센터가 있다. 테슬라 관계자들은 R&D 직원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기술수준, 양산능력ㆍ현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테슬라는 2018년까지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테슬라 모델3는 출시 시기가 2017~2018년으로 지금은 예약만 받고 있다. 이미 예약판매만 40만대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는 일본 파나소닉이다. 테슬라는 파나소닉의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쓴다. 모델3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약 7000개의 전지를 연결해 만든 원통형 배터리다. 원통형 배터리는 생산 원가가 낮고 대량 생산이 쉽다. 단점은 부피가 크고 경량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도 만들고 있다. LG화학은 테슬라의 초기 전기차 '로드스터'에 일부 납품했었다. 삼성 SDI도 원통형 배터리를 중국 전기차업체인 JAC 등에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테슬라에 샘플용 배터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화학은 파우치형 배터리,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가 주력 제품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아직까지 파우치형 배터리만 만들고 있다. 수주를 먼저 한 뒤,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구조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기가팩토리'를 만들어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목표 생산량을 채우기 힘들 것"이라며 "원통형 배터리 물량이 부족할 때 우리나라 제품을 조달 받거나, 원통형보다 성능이 뛰어난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 사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국내 배터리 업체 연구개발 부서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이 이뤄지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4000억원에서 올해 9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18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초기일수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이끄는 반도체 분야처럼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도록 국가적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자에 대해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한데, 외교적 힘을 보태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B3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기준, 국내 배터리 3사 공급량은 2431MWh다. 국가별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1위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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