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황준호 특파원]'마초이즘'으로 무장한 막말 대선주자들이 미국과 필리핀에서 질주하고 있다. 그들의 리더십이 글로벌 질서와 경제에 미칠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미국에서는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전화 여론조사(4월27~28일ㆍ1000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41%의 지지율을 기록해 39%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2%포인트 앞섰다.지난 2월 USA투데이 여론조사(트럼프 45%ㆍ클린턴 43%)와 1월 폭스뉴스 여론조사(트럼프 47%ㆍ클린턴 44%) 등 그동안 트럼프가 앞서는 결과가 있긴 했지만 두 사람의 '본선 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이후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의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기존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트럼프는 스스로 지명을 확실시한 듯 막말을 이어 가고 있다. "집권하면 멕시코와의 국경에 성벽을 쌓겠다"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할 수 있다"와 같은 주장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이 미국을 계속 성폭행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오는 9일 실시되는 필리핀 대선에서도 트럼프급의 막말을 앞세운 후보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론 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은 성폭행 피해를 입고 사망한 호주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농담과 대통령이 되면 범죄자 10만명을 교수형시키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의 부상에 놀란 LA타임스 등 미국 외신들도 다바오 시장을 '아시아의 트럼프'라고 부르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들이 대권과 가까워질수록 다가올 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돼도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세계 각국과 미국과의 정치ㆍ경제관계는 일대 대전환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다바오 시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필리핀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 이로 인해 필리핀 페소화는 최근 신흥국 통화강세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 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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