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 돈 차명 계좌 입금 등 갈수록 태산...박근혜 정부 레임덕 부추길 변수로 등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둘러 싼 의혹과 논란이 확산되며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2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에 이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어버이연합에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버이연합이 차명 계좌로 활용한 선교단체의 계좌를 확인해 보니 SK그룹 핵심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CJ그룹이 각각 2014년 4월22일 5000만원, 2013년 8월6일 1000만원을 입금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SK그룹과 CJ그룹은 이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전경련도 당초 송금한 1억2000여만원 뿐만 아니라 4억원을 더 보내 총 5억2300만원을 지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청와대의 '배후조종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전국 주요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어버이연합 관계자들은 '배후 조종설'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고 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오후 5시쯤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허 행정관이 지시를 한 건 맞잖아요. 팩트(fact)잖아요"라는 질문에 "말 그대로 지금 이 시민단체들 다 걔(허 행정관) 손에 의해서 움직이는 건 맞지"라고 말했다.국정원의 배후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정원은 27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같은 날 노회찬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지원한 돈의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면 그건 국정원 자금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시위 현장에서 과격ㆍ난폭한 언행으로 유명했던 어버이연합의 진면목이 이번 사태로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친정부 시위를 주도해 왔지만, 내ㆍ외적 갈등의 와중에서 이런 저런 내부 제보ㆍ증언을 쏟아 내면서 청와대나 후원을 해 준 전경련, 대기업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X맨'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실제 전경련과 대기업들의 송금 사실이 상세히 기록된 차명 계좌 거래 내역은 어버이연합 내부 갈등으로 인한 내부 제보였다. 청와대 배후설도 지난 2월 위안부 문제 관련 집회 개최 '협의' 과정에서 허 행정관과 감정이 상한 어버이연합 핵심 관계자들의 폭로에 의해서였다.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추진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더민주는 27일 '저격수'로 유명한 박범계 의원 등이 포함된 '진상조사 TF' 구성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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