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중국인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중국인 저가패키지 구조의 악순환: 지나친 쇼핑 중심, 여행상품의 질 하락저가중국인 관광객 소비 면세점 중심…공급 과잉 우려도 높아[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중국인 관광객(요우커) 테마를 대하는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후 요우커 수 증가율이 과거만큼 높은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고 있어서다.최근 요우커 방한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메르스같은 돌발변수가 또 다시 발생할 경우 취약점은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정서적 관점에서 요우커들이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져 왔고, 앞으로의 핵심 요인은 무엇일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점검해 봤다. 그 결과 환율의 움직임, 여행 관련 제도와 콘텐츠의 변화, 인근 국가와의 여행객 유치 경쟁, 서울에만 집중된 면세점 및 관련 인프라의 초과 공급 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환율=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변화는 관광객 유입의 흐름에 있어'변화의 계기'를 제공하기는 한다"며 일례로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이 급증한 데에는 엔화 약세가 긍정적 영향을 끼친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의 요우커 입국 흐름을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환율이 잠시 영향을 끼친 경우는 보이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 한 연구원의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환율은 일정 부분 여행의 가성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긴 하나 여행지를 결정짓는 변수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의 변동이 여행 시기, 여행 중 소비의 규모 등에 영향을 미치기는 할 것"이라며 "환율이 급변하면 여행객들은 평소라면 가지 않았을 여행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탐색을 시작하면서 선택지에 포함하는 효과가 있고, 일단 선택지에 포함되면 일종의 '전파 효과'에 따라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일본인 관광객의 최근 3년간 3회 이상 한국 방문 횟수는 약 57% 이상으로, 타 국가 거주민들의 재방문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이를 잘 시사한다고 예를 들었다.◆제도와 콘텐츠=한 연구원은 환율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접근, 즉 각종 여행 관련 제도의 정비가 장기적 관점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약 500만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일본의 전체 외래 관광객 규모는 1973만명으로, 한국의 1323만명에 비해 월등히 커졌다. 일본 관광업계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약 11조원의 여행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한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도움이 됐겠지만 그보다는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광 정책의 변화가 근본적인 이유"라면서 "비자 면제 범위확대, 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모객 행사, 출입국 절차 간소화, 항공노선 확대, 면세 제도 다양화와 지방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이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최근 요우커 유치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태국도 예로 들었다. 태국은 지난해 2992만명의 관광객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 늘어난 숫자다. 이 중 중국인은 800만명 수준으로 한국이나 일본보다 더 많다. 태국 역시 육로 입국 추진, 장기 복수 비자 발급, 쇼핑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시책을 마련한 바 있다.2010년 전후부터 요우커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 한국 여행의 경제성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패키지 여행 중 약 90%는 '저가패키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저가패키지는 일반적으로 상품가격이 전체 원가보다 저렴한 상품을 의미한다. 한 연구원은 "이와 같은 시장 구조로 인해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업계의 수익구조는 매우 취약하며 패키지 고객을 취급할 수 있는 '전담여행사'는 100개 이상 난립해 경쟁 역시 치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랜드사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원가를 자체적으로 부담하며 알선수수료(쇼핑 리베이트) 등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여행 상품을 지나치게 쇼핑 중심으로 구성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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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공급과잉=고성장하는 중국인 소비로 인한 수혜는 현재까지 면세점업체 중심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중국인 중 75.9%는 시내면세점을 방문(중복응답, 2014년 기준)하는 등 면세점 업체의 매출 중 중국인 비중이 최소 50~ 60%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2010~ 2015년 국내 면세점 시장의 내국인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CAGR)이 4.2%인 반면 외국인 매출액 CAGR이 24.8%(외국인 매출비중 66.5%까지 증가)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이에 따라 면세점은 현재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수요 초과의 호황기를누린 관계로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3개 추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강화'보다는 '수혜업체 확대'로 인식되는 경향이 짙었다. 한 연구원은 "고민거리는 갑작스러운 사업자수 증가가 유발할 공급과잉, 여행형태(저가패키지) 및 소비패턴 변화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객단가 하락, 알선수수료 경쟁심화), 해외(중국, 일본) 면세점 인프라 확충에 따른 글로벌 경쟁 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트래픽(관광객)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인의 경우, 저가패키지 시장 구조에 의해 모객수수료(알선수수료ㆍ지급수수료 내 포함)가 대량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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