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계획 보도되자 노조 결사반대사측 지난주 '고강도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 전달 20년 미만 근속자 보상 폐지, 임금피크제 적용 앞당겨, 구조조정은 '협의'키로 노조와 갈등 예고…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
출처: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현대중공업 위기 돌파의 변수는 노동조합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3000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간 직후, 현대중공업 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해 이미 구조조정 결사반대 입장을 밝혔다. 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단체협약 상에는 '집단 감원 사유가 발생 했을 때 감원방법·규모·처우 등에 대해 반드시 조합과 사전 협의하며, 그 절차는 조합과 사전 합의한다'고 돼 있다. 아직까지 사측은 노조에게 공식적으로 구조조정과 관련 어떤 방안도 전달하지 않았다. 지난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조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토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노조는 처음부터 분명히 선을 그었다.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실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의 희생만 요구하는 구조조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회사 경영 개선에 정몽준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하는 등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긴축 경영 의지를 밝힌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난주 노조에게 '고강도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먼저 전달했다. '20년 미만 근속자들에게 특별 보상 폐지' '임금피크제를 3년 앞당겨 56세부터 도입' '구조조정 시 노조와 합의가 아닌 협의'하겠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최길선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창립 44주년을 맞아 담화문을 통해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체협약 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며 "노동조합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었다. 이번 사측이 제시한 개정안도 이 후속 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근속 연수에 따라 5년 10만원, 10년 60만원, 15년 125만원·휴가2일, 20년 200만원·휴가4일을 직원들에게 지급해왔다. 20년 미만 근속자들에게 이런 혜택을 전부 없애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현재 59세부터 시행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도 3년 앞당겨 56세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이 역시 비용 줄이기와 직결 된다. '해외 파견자 특별 임금' 조항을 삭제하고, 1년에 1회 이상 조합에서 요청한 우수 조합원 30명 이상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준다는 조항도 없애겠다고 전했다. 월차 유급휴가 폐지, 상여금 300%를 기본급으로 전환, 업무상 병을 얻은 직원들에게 주던 생계보조금 관련 조항 삭제도 요구했다. 모두 마른 수건 쥐어짜기의 일환이다. 특히 정리해고와 관련된 '집단 감원 사유가 발생했을 때 감원방법·규모·처우 등에 대해 반드시 조합과 사전 합의한다'는 조항에 대해 사측은 '사전 협의'로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을 통해 "회사 마음대로 직원들을 자르겠다는 말과 똑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인원의 일부를 하도급으로 전환할 때 그 인원에 대해서 합의한다'는 조항도 '협의'로 고치자고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에 대해 "개악안일 뿐이며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단체협약부터 난항이 예상되며 구조조정까지 산 넘어 산일 것"이라며 "사측이 노조와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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