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이뤼, 세계 10대 섹스완구 업체…性에 대한 인식 변화로 매출 급증
1994년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 처음 문을 연 아이뤼(愛侶)의 섹스완구 매장(사진=아이뤼).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요즘 중국에서 인터넷 덕에 잘 나가는 업체가 하나 있다. 섹스완구 제조 및 온라인 판매업체 아이뤼(愛侶)가 바로 그것이다.아이뤼의 우전왕(吳振旺) 창업자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 섹스완구 가게를 처음 연 것은 1994년이다. 현지 주민들은 바이브레이터와 풍선처럼 부풀려지는 인형을 처음 봤다. 사회 분위기가 지금보다 보수적이었던 당시 중국인들의 첫 성경험 연령은 평균 22.4세로 미국인보다 5세 뒤져 있었다.
아이뤼의 우웨이 사장(사진=아이뤼).
우전왕의 맏아들로 현재 아이뤼를 이끌고 있는 우웨이(吳偉) 사장은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지난 20년 사이 중국인들의 성(性)에 대한 태도가 많이 개방됐다"며 "섹스완구 이용자는 연간 평균 60%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이뤼에서는 섹스완구, 콘돔, 특수 의상, 윤활제 등을 생산한다. 아이뤼는 2002년 이미 세계 10대 섹스완구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로 우뚝 섰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이뤼를 '독점' 기업으로, 중국 현지 몇몇 언론 매체는 우 사장을 '섹스완구의 왕(性玩具之王)'으로 표현한 바 있다.인터넷은 우 사장의 섹스완구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오늘날 아이뤼의 제품 가운데 15% 정도가 중국에서 소화된다. 아이뤼에 온라인 매장이 없었던 2005년만 해도 중국에서 소비된 아이뤼 제품은 10%가 채 안 됐다.인터넷은 섹스완구 판매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고객에게 자기의 사적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시판까지 제공한다. 인터넷의 장점인 익명성 덕이다. 사실 중국인들이 실생활에서 성적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은 금기다.우 사장이 태어난 원저우는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개인 사업의 요람이랄 수 있다. 우씨 부자는 전형적인 원저우 상인이다. 과감하고 적응이 빠른데다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취급한다.우전왕은 섹스산업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 그러던 중 1994년 중국 최초의 섹스완구 매장이 베이징(北京)에서 문 열었다는 잡지 기사를 접했다.그는 즉시 베이징으로 달려가 매장을 살펴봤다. 섹스완구 사업의 가능성을 확신하기에 이른 것이 이 때다. 당시 베이징 섹스완구 매장에 진열된 제품 거의 모두가 수입품으로 값이 매우 비쌌다. 우전왕은 원저우에 자신의 매장과 공장을 차렸다.1990년대 후반 아이뤼는 매장이 20개를 웃돌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에 전자상거래 시대가 활짝 개화하기 전의 일이다. 당시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조그만 신생 업체에 불과했다.그러나 아이뤼는 큰 돈을 벌지 못했다. 중국 내 시장이 제한된데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상 섹스완구 소비를 부채질하기도 어려웠던 탓이다. 우 사장은 "섹스완구를 접한 중국의 소비자들이 당혹스러워하기 일쑤였다"고 떠올렸다.2000년 아이뤼를 이끌기 시작한 우 사장은 해외 시장으로 눈 돌렸다. 아이뤼는 2003년 일본의 한 업체와 손잡았다. 2012년에는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성인용품 브랜드 탑코세일즈를 인수했다.우 사장이 해외로 진출해 보니 외국인들은 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섹스완구 소비자 중 80%가 여성이지만 중국에서는 겨우 50%"라며 "중국 여성 고객 가운데 일부는 섹스완구 매장을 찾기가 쑥스러워 남자친구 혹은 남편에게 사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인터넷에서는 비대면(非對面) 구매가 가능하다. 우 사장은 인터넷의 이런 강점을 간파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을 몽땅 팔아 치우고 연구개발ㆍ제조ㆍ전자상거래에 전력투구했다. 현재 아이뤼의 제품 가운데 80%가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우 사장은 올해 베이징ㆍ상하이(上海)ㆍ선전에 섹스완구 자동판매기 50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역시 섹스완구 매장 점원과 시선을 마주하기가 껄끄러운 고객들에 대한 배려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051016244511989A">
</center>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