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1인 가구 보고서...서울 네가구 중 한가구는 1인 가구...화려한 싱글 또는 빈곤·사회적고립 명암 엇갈려...맞춤형 정책 지원 필요
싱글족들이 몰려사는 도시형생활주택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싱글벨트'를 아십니까?". 싱글족들이 몰려 사는 대학촌, 산업단지, 업무시설 밀집지를 통과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어느 틈엔가 '싱글벨트'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렇게 이미 우리 사회의 대세로 자리잡은 1인 가구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새로운 형태의 경제 활력과 문화 창출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빈곤ㆍ사회적 고립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강해 맞춤형 정책 지원 등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2일 서울연구원이 최근 펴낸 1인 가구 관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혼자 사는 가구다. 싱글족은 전체 가구 중 24.4%다. 1980년 4.5%에서 35년 사이에 6배 가까이 늘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한 이유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혼ㆍ만혼의 증가, 기러기 가족ㆍ이혼ㆍ별거 등 가족 해체에 따른 비자발적 독신층의 증가,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독신 가구의 증가 등이 꼽힌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 추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돼 2035년쯤엔 전국 1인 가구 비율이 30.76%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는 크게 4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20~30대 초반의 '산업 예비군' 그룹, 30대 후반~50대 초반의 혼자 사는 '불안한 독신자' 그룹, 65세 이상의 '실버 세대' 1인 가구, 전문직종 종사자로 독신의 삶을 즐기는 '골드족' 등이다.이 같은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 사회에 긍정적ㆍ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끼치고 있다. 1인 가구는 여가 시간이 많아 취미ㆍ오락 활동에 적극적이고 이에 따른 소비가 왕성하다. 특히 골드족의 경우 과반수가 관리ㆍ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고소득자들이다. 이들은 소위 '화려한 싱글' 문화를 선도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ㆍ여가를 창출해내고 있다.
실제 LG경제연구원의 최근 조사 결과 1인 가구의 소비는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8% 많았다. 특히 30대 이하는 같은 연령대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액보다 15% 이상 더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윤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인 가구의 여가활동을 살펴보면 높은 주거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취미, 오락 등의 여가 활동에 적극적"이라며 "1인 가구의 여가 형태로 인해 차량ㆍ숙박 공유 등 공유경제 비즈니스와 같은 개인간 협력적 소비 개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반면 어쩔 수 없이 혼자 살면서 빈곤과 사회적 고립에 시달리는 1인 가구들이 대다수다. 2008년 국토해양부의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의 1인 가구 중 49.9%가 월평균 소득 93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이 179만원 이하의 비율이 전체의 78.8%다. 1인 가구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골드족'을 제외한 대부분의 1인 가구들이 빈곤에 빠져 있는 상태라는 얘기다.
◇ 1인가구 및 부부가구 증가 추이(자료: 보험연구원)
사회적 고립도 문제다. 2010년 통계청 인구주택조사 결과를 보면, 1인 가구의 67%가 사회, 문화, 종교, 친목 단체 등의 사회 활동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연구센터장은 "1인 가구는 되돌릴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므로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담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빈곤과 사회적 고립에 시달리는 비자발적 1인가구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