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5개년 계획 발표
▲뇌신경망 구조, 투명 뇌지도, 전자현미경 뇌지도(왼쪽부터).[사진제공=한국뇌연구원]<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초정밀 뇌지도가 만들어집니다. 뇌의 입체적 연결 구조를 볼 수 있는 이른바 '커넥톰(Connectome)' 지도가 제작됩니다. 대뇌 피질 융합연구도 시작됩니다. 뇌 커넥톰은 뇌 속에 있는 신경세포들의 전체 연결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뇌지도를 말합니다. 뇌 회로도라고 부릅니다. 기억·성격·지능 등이 뇌에 어떻게 저장되고 작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뇌 피질은 대뇌에서 가장 표면에 있는 부위로 고차원의 뇌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입니다.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릅니다. 기억, 집중, 사고, 언어, 각성과 의식 등을 담당합니다. 한국뇌연구원(KBRI, 김경진 원장)은 7일 초정밀뇌신경망 지도(뇌 커넥톰) 제작, 대뇌피질 융합연구단 출범 등의 핵심 내용을 담은 '한국뇌연구원 5개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고차원 뇌기능 연구를 통한 우울증, 중독, 치매 등 뇌질환 치료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뇌신경망 지도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뇌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미국 정부는 2013년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10년 동안 30억 달러(약 3조6000억)를 혁신적 뇌 연구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EU도 10년 동안 10억 유로(약 1조3000억)의 연구비를 투자해 인간의 뇌와 비슷한 규모와 기능을 갖춘 인공신경망을 개발하는 '인간 두뇌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도 연간 30억 엔(약 308억)의 예산으로 2014년 '혁신 뇌 프로젝트'를 시작해 명주원숭이의 대뇌피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국뇌연구원은 대뇌피질의 기능을 파헤치는 '대뇌피질 융합연구단'을 올해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대뇌피질은 전두엽(운동), 두정엽(감각, 정보통합, 의사결정), 후두엽(시각), 측두엽(청각, 화학)으로 나뉩니다. 대뇌피질 연구단은 이중에서 '두정엽의 후두정피질' 부위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입니다. 후두정피질은 신체에서 들어온 감각정보를 통합하고 판단하는 곳으로 뇌에서도 가장 고차원의 기능을 맡고 있는 부분입니다. 대뇌피질 연구단은 이곳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특정 뉴런과 신경회로의 활성 과정에 대해 밝혀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른 선진국과 차별화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 부위에서 뇌신경망 지도와 동물 행동 분석 모델을 결합해 '감각정보 통합'이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규명할 계획입니다. 한국뇌연구원은 대뇌피질 연구에 필수적인 초정밀(나노스케일) 뇌신경망 지도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전자현미경 분석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1대 확보하고 있는 3차원 전자현미경(연속블록면 주사전자현미경)을 2017년에 1대 더 추가할 예정입니다. 3차원 전자현미경은 신경세포 하나하나의 연결까지 확인할 수 있어 뇌신경망 지도 제작에 꼭 필요한 연구 장비입니다. 한국뇌연구원은 대뇌피질과 뇌신경망 연구를 바탕으로 우울증, 중독, 치매 등과 같은 뇌질환의 자세한 원인과 진행과정을 밝혀낸다는 전략입니다. 뇌신경회로, 신경세포, 분자 수준에서 파악해 정밀 조기진단과 치료, 제어 기술을 개발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뇌영상을 활용한 뇌질환 진단 기술,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 주목한 뇌공학 기술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합니다. 이와 함께 한국뇌연구원을 국내 뇌연구자들을 위한 '개방형 뇌연구원'으로 탈바꿈시킵니다. 고가의 인프라와 연구장비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뇌이미지센터를 시작으로 인간 뇌조직을 포함한 뇌유래물을 보관 분양하는 뇌은행, 유전자변형마우스 등을 분양하는 실험동물센터 등의 허브형 연구조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습니다. 김경진 원장은 "지금은 '뇌 연구의 대항해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선진국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며 "1000억 개의 뇌 신경세포가 만들어낸 극도로 복잡한 신경망 회로 중 일부만이라도 우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먼저 밝혀낸다면 선진국과 차별화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차원 연속블록면 주사전자현미경.[사진제공=한국뇌연구원]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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