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평가절하 후에도 달러부족 현상 해소 안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집트 파운드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 암시장에서 29일(현지시간) 파운드화가 또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이날 암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달러당 10.036파운드까지 추락해 거래됐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파운드화 가치가 3.5%나 떨어진 것이다. 파운드화 추락은 달러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지난 14일 파운드화 가치를 13% 평가절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채택하는 파운드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 달러 부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당시 중앙은행은 달러·파운드 환율을 달러당 7.73파운드에서 달러당 8.85파운드로 조정했다. 파운드화 평가절하를 단행했지만 달러 가치가 계속 오르면서 달러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파운드 평가절하 후 지난 2주간 암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최대 9.2% 상승했다. 사실상 중앙은행의 파운드화 13% 평가절하 효과가 없어진 셈이다. CI 캐피털 홀딩의 하니 파라하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파운드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파운드화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파운드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좀더 유연한 환율제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던 점도 파운드화 약세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앙은행이 환전업체들을 단속하면서 환전업체들이 줄면 달러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환전업체들 때문에 달러화가 계속 암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나름 달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계속 풀고 있다. 이번달에만 약 29억달러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공급했는데 이는 중앙은행이 평소 공급했던 유동성의 여섯 배 수준이다. 현재 이집트 외환보유고는 165억달러 수준으로 2011년 민주화 혁명이 발생하기 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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