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3일 오후 7시부터 회의를 열고 유승민 의원의 공천 문제에 대해 막판 논의에 나선다. 그동안 공관위 회의가 오전 10시나 오후 2시께로 시작했던 점을 감안하면 꽤 늦은 시간이다. 이날 회의가 유 의원 '고사작전'의 마지막 라운드가 될 전망이다.유 의원은 그야말로 '운명의 날'을 맞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적을 바꿔 후보자로 등록하려면 후보등록일(24~25일) 하루 전인 23일까지 탈당해야 한다. '막말 파동'으로 컷오프(공천배제)된 윤상현 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하며 무소속 출마 준비에 나섰고, 주호영 의원도 이날 오후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유 의원도 총선에 불출마 하지 않는 이상 '탈당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다만 최고위원회와 공관위는 유 의원의 공천 문제에 대해 서로 공을 돌리며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자진 탈당'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최고위는 이날 오전 유 의원의 공천 여부에 관해 결론내지 못하고 회의를 정회했다. 공관위의 입장이 나온 뒤인 오후 9시께 회의를 재개하고, 유 의원의 공천 문제를 최종 추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의원의 공천에 관해 줄곧 침묵을 지켜왔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뒤늦게 입을 열었다. 유 의원의 공천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을 경선에 붙여야 한다' '유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다"면서 "공관위로 가면 그게 결정이 안 되서 올라오기 때문에 최고위원으로서는 더이상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할 시간은 이제 없고, 유승민 의원으로 공천하는 것이 옳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김을동 최고위원도 취재진에게 "(유 의원 공천 논란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나는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들은 유 의원의 공천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도 당 정체성 위배 등을 문제 삼으며 유 의원의 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최고위와 공관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유 의원의 공천 문제를 미루는 셈이다. 유 의원의 컷오프로 역풍을 일으키거나 비박계 무소속 연대가 구성되는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칩거 9일만에 모친 자택에 방문하는 등 탈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종훈 의원(경기 성남분당갑)도 이날 낙천이 확정되면서 동반 탈당 가능성도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