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종기자
SK텔레콤이 MWC2015에서 선보인 개인비서 서비스 '에르고'
비미는 별도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고객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기만 하면 일상 패턴을 추론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의 움직임이 장시간 발생하지 않는다면 '취침'중이며, '취침'이 반복되는 장소는 '집'이라는 것을 추론해 낼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스마트폰이 '직장', '출·퇴근 경로', '이용 교통수단' 등을 모두 인식할 수 있다.에고메이트는 스마트폰이 이용자의 일정, 예상위치, 선호도를 파악해 최적의 약속시간이나 장소를 추천해 줄 수 있다. 또 이용자의 취미, 여가, 건강 활동 등의 기록을 스마트폰이 체계적으로 정리해주기도 한다.하지만 이미 애플이 아이폰에 음성인식 기반 개인 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를 상용화한 것이 2011년의 일이고 구글도 2012년에 개인비서 서비스인 '나우'를 선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셈이다.구글이 인공지능에서 앞설 수 있는 것은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분석, 추론할 수 있는 딥러닝,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국내에서는 네이버가 2013년부터 네이버랩스에서 머신러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음성인식 검색, N드라이브 사진분류, 지식인 서비스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즉답 검색과 음악·여행지 추천 서비스 등에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엔씨소프트는 2012년에 AI랩(Lab)을 신설했다. AI랩은 인공지능을 게임에 적용해 이용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알파고 논문이 실린 네이처지 표지. 사진=Nature & Google Deepmind 제공
◆대기업들 이제서 R&D 시작…"연구인력 턱없이 부족"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뒤늦게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나 아직 밖으로 내놓을 만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삼성전자와 LG전자도 최근 인공지능 전담팀을 신설해 R&D를 강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우선 가전이나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최근 소프트웨어(SW)연구센터 산하에 인공지능 연구를 전담하는 인텔리전스팀을 신설했다. 인텔리전스팀장은 지난해 영입한 이근배 포스텍 교수(전무)가 맡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미래 정보기술(IT)융합연구소의 명칭을 인텔리전스연구소로 변경하고 인공지능 분야 기술 개발을 강화했다. 인텔리전스연구소 연구 인력은 약 200여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 개발 부서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인공지능이 제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올해 300억원을 들여 대규모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민간중심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국내 인공지능 관련 연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 순위 1위가 인공지능 분야"라며 "우리나라는 지능기술연구소를 설립하려 해도 박사급 인력이 얼마 되지 않아 목표한 연구원 수를 채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