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사진은 기사와 무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지하철 전동차 정비를 맡은 외주 노동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임금의 '이중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옮겨 온 '전적자'들을 제외한 자체 채용직원들이 바로 그 대상이다. 이들은 정규직들과 중복·동일한 일을 하고 있지만 임금은 지하철 운영 기관 소속 정규직들은 물론 전적자들보다도 훨씬 적게 받는다. 3일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전동차 정비 외주 노동자들은 최저낙찰제, 업체 이윤 보장, 전적자들에 대한 임금 지원 등의 이유로 원청이 지급하거나 설계한 인건비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사회공공연구원의 지난해 말 조사 결과 외주업체에 소속된 자체 채용자 102명은 평균 250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데, 이는 서울메트로가 애초 입찰공고에서 설계한 1인당 인건비 3900만원 보다 약 1300만원 이상 적은 액수다. 이는 민간위탁업체가 최저가낙찰제를 통해서 용역을 수주하면서 낙찰금액이 당초보다 12억원이나 삭감됐기 때문이다.특히 외주업체 소속 자체 채용자들의 임금은 서울메트로 소속이었다가 옮겨 온 32명 '전적자'들에 비해서도 훨씬 적다. 전적자들의 임금은 서울메트로가 2008년 정비용역 외주화를 결정하면서 노사 협약에 따라 입찰 조건으로 전체 고용인원 중 30%를 전적자로 채용하고 서울메트로에서 받던 것 보다 더 많은 임금을 주도록 규정하면서 현재 연간 5664만원 가량이나 된다. 이는 자체 채용자 임금 2500만원의 2.26배에 달한다. 이같은 과도한 전적자들의 임금은 외주업체가 자체 채용자들의 인건비를 최대한 짜게 주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메트로는 차량담당 정규직 초임인 3000만원보다 외주 정비 용역 노동자들의 1인당 연 평균 노무비를 더 많이 주고 있지만, 최저낙찰제에 의해 중간에서 대폭 삭감된 데다 전적자의 고임금 문제까지 겹치면서 외주노동자들은 이중 차별로 인한 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다.
지하철 정비용역 비정규직의 설계 임금과 실제 임금 비교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공사는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에게 전동차 정비를 맡기면서 2014년엔 1인당 약 3234만원의 인건비를 책정했다. 자체 정규직 초임 3200만원과 비슷한 액수였다. 그러나 자회사 비정규직에게 실제 지급된 금액은 2957만원이었다. 2015년에도 공사는 1인당 3186만원의 인건비를 책정했지만 자회사는 2612만원만 실제 지급했다.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 입장에선 자회사 소속인 탓에 원청이 책정한 임금보다도 1인당 300만~500만원의 임금을 손해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중간에 낀 자회사가 전체 용역단가에서 회사 운영비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인원과 인건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한 관계자는 "차량 정비 외주 노동자들이 정규직들과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근로조건에서는 차별을 받고 있다"며 "쓸데없이 중간 단계를 두는 바람에 노동자들은 임금을 손해 보고, 경영하는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