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정현진 기자]"ISA에 들어갈 상품이 아직 하나도 나오질 않아서 설명드릴 수 있는게 없습니다. 일단 사전예약 등록을 하시면 상품안내는 14일 ISA 출시 이후에 도와드리겠습니다." 3일 서울 명동의 한 은행 지점 창구 앞. 대기시간 30분을 기다려 받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상담은 1분도 채 안 돼 끝났다.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주변에 있는 대형은행들의 지점을 돌아가며 방문했지만 ISA 상품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ISA에 들어갈 금융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은행 지점도 없었다. 오는 14일 출시되는 ISA는 소득에 따라 의무 가입기간(3~5년)을 채우면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순수익 200만~250만원까지 세금을 안 내도 되는 '만능 재테크 통장'이다. 하지만 당장 출시 열흘을 앞둔 상황에서 창구직원들이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은행 창구 직원들도 설명할 상품이 없어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우리은행 한 창구 직원은 "다른 지점 직원은 물론 나도 실체를 모르는 ISA 상품 가입신청서를 고객으로부터 받고있다"며 "ISA에 어떤 상품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고객들이 출시 당일 가져올 서류도 달라지는데 본사로부터 상품이 전달된 사항이 하나도 없다보니 고객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ISA에 어떤 상품이 포함될지 상품 분류 지침이 마련된 은행은 KB국민은행이 유일했다. KB국민은행에서는 편입상품을 위험등급 별로 5단계로 나누고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으로 분리했다. KB국민은행 직원은 "이날 ISA 편입상품에 대한 대략적인 구성과 지침이 공문으로 내려왔다"며 "하지만 이들 상품을 어떻게 포트폴리오해서 상품으로 내놓을지는 나온 것이 없어서 고객들에게 상품 설명을 당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확정된 출시일에 쫓기듯이 상품을 내놔야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본사에서도 3월14일이라는 출시일이 당국에서 통보받듯 받다보니 이 시일에 맞춰 상품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상품을 먼저 개발하고 출시하는게 아니다보니 정해진 날짜에 부랴부랴 맞추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할 상품은 전혀 없지만 사전예약을 받기 위한 '경품'은 다양하게 존재했다. 은행 창구 직원에게 사전예약을 위한 신분증과 연락처를 알려주면 바로 경품 안내 팜플렛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직원은 "11일까지 사전예약을 하신 고객분들 중 5월말까지 ISA 가입을 마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이벤트를 진행중"이라며 "일단 경품 이벤트 대상이 되기 위해 사전예약을 받는 고객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자동차, 로봇청소기, 백화점 상품권 등 경품을 나눠주는 가입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국민ㆍ하나ㆍ신한ㆍNH농협ㆍ우리 등 5대 은행들이 내건 ISA 경품 규모는 총 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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