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상총회에서 발언 도중 눈을 감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하나 먼저 물어볼께요. 우리가 종북좌파처럼 보이십니까?"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상총회가 끝난 직후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며 쓴웃음을 지었다.정 회장은 회의 도중 회원사들에게 이날 정부가 발표한 지원 대책에 대한 반응을 물었더니 모두가 대단히 부족하고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에 그는 정부의 후속 대책이 기업의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정 회장은 "실질적 피해보상은 객관적 자료와 구체적인 근거에 입각한 금전적 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당국과 기업, 회계법인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만들어 피해를 추정하자고 정부에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국이 응하지 않으면 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자체적으로라도 회계법인의 협조를 얻어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도로를 내기위해 논밭을 수용할 경우에도 정부가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상식 아니겠냐"면서 "금전적 보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정부가 승인해 국회가 법률을 만들고, 정부로부터 보호와 육성의 대상인 공단에서 경제활동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중단됐는데 보상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겠냐는 얘기다.그는 정부가 책임을 피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입주기업 측에서는 정부의 중단 조치 발표 다음날 북한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10일 통일부 장관과 만나서 중단 재고가 불가피하다면 원부자재를 빼올 수 있게 화물차와 인력을 기업 규모에 따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정부 예상대로 안 됐던 것은 오늘 나와야 했던 차량 단 1대가 못 나온 것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그는 현재 기업의 생존이 막막한 상황에서도 직원들을 먼저 해고하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정 회장은 "기업 나름대로 고락 같이 한 직원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서 생계대책이 막연해지는 경우는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비상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비대위 공동 위원장은 정 회장(SNG 대표)을 비롯해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대표,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 등 5명이 맡았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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