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의 평사리日記]반달

 

그날 새벽에도 가마니 짜는 소리와 새끼 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었다반달은 지붕에 걸쳐져 있었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서산으로 넘어갔다 장날에 맞춰 양탄자처럼 곱게 단장되었던 가마니는대목장날 읍내시장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가마니가 팔려야 설 대목장을 볼 터인데 해가 다 져가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요행이도 떨이를 하고 설 옷과 양말가지를 사 주셨다아마도 이맘 때 쯤 이었겠지 반달이 감나무에 걸렸었듯이어머니는 닭 울기 전부터 가마니를 짜시고아버지는 사랑방에서 새끼 꼬시고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었지달그락 달그락 사사삭 사사삭반달도 그 소릴 듣고 깨어났었지오늘 새벽의 그 반달이 그랬었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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