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조치로 10일 개성공단 중단 방침을 내리자 또 다시 총선 북풍(北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남북 긴장국면이 공교롭게도 20대 총선을 6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선거 결과를 보면 '북풍'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중단 방침에 반발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북의 움직임에 따라 총선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북풍은 선거국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폭파사건'과 1996년 15대 총선 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이다. 당시 여당은 불리한 선거에서 남북 긴장국면을 타고 승리를 거머줬다. 2000년대 이후 선거에서 북풍의 영향력은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공개한 김대중 정부는 패배의 쓴잔을 들었고,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노무현 정부도 그해 대선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를 맛봐야 했다. 2010년 지방선거 직전에는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했지만, 여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역풍'을 맞아 패배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번 남북 긴장상황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아 선거 판세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정부와 군(軍)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경고 하고 나섰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1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북한이 국지적 도발, 후방 테러 등을 감행하거나 국제 테러단체와 연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 했다. 이순진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전군작전지휘관회의를 통해 "북한이 언제든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시기, 장소, 수단, 방법으로 접적 지역과 서북도서, 후방 지역에서 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전문가들도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에 따라 선거 분위기가 달라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눈여겨 봐야한다. 강경한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선거는 프레임 전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추가도발이 이어지면 선거 판세에도 큰 영향을 줄 것 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빈번한 도발에 따른 우리 국민의 반감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는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에 우리 국민들은 지긋지긋하다는 반응이 높다"며 "지난번 목함지뢰 도발의 경우 젊은 장병들도 전역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강도에 따라 우리 국민의 반감도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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