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취업은 언제 하니?" "언제 결혼해?" "연봉은 얼마 받니?" 다가오는 설 명절이 기대되기보다 우려된다면 당신은 이미 '명절 증후군' 초기 환자다. 명절 증후군은 명절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서 생기는 일종의 문화 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쓴 건강칼럼을 보면 명절 증후군 환자는 대개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되고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으며 온 몸에 힘이 없는 등 꼭 집어서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한다.모든 병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명절 증후군의 가장 큰 적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다. 특히 명절엔 사소한 대화가 말다툼으로 번지고 크고 작은 범죄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상대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얘기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대화에서 스트레스는 시작된다. 명절에 피해야 할 대화 주제를 소개한다.1. 경제적 상황연봉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 돈은 얼마나 모았는지, 집은 언제 사려고 하는지 등. 구체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 물으면 실례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명절 가족과 친지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로 '연봉은 얼마니? 모아둔 돈은 얼마나 되니?(44.2%)'였다.
2. 사생활 문제오랜만에 만난 친척에게 사적인 질문을 해서는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사귀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하니?", "애는 언제 가지려고?" 등과 같은 질문은 먼저 얘기하기 전까지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때가 되면 알아서 소개 시켜 줄 사람을 데려오거나 청첩장을 줄 것이다.
3. 타인과 비교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도 금물이다. "누구는 00 들어갔다던데 아직도 취업 못 했니? 부모님 고생 좀 그만 시켜라", "누구는 얼마 모아서 이번에 집 샀다던데 더 열심히 해야 겠다." 상기시켜주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는 말이다. 덕담처럼 들리지만 듣는 사람에겐 날카로운 비수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 인신공격성 외모지적"그만 먹어", "살 좀 빼라", "몸 관리 좀 해야지". 신체를 놓고 하는 잔소리는 최악이다. 농담으로 건넨 한마디에 개구리는 죽을 수도 있다. 뚱뚱하다는 낙인이 찍히면 비만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이 6000명을 대상으로 2006년과 2010년의 각각 체중과 신장을 비교해봤더니 2006년 몸무게 때문에 놀림 받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았던 이들에 비해 비만 확률이 2.5배 더 높았다. 이같은 현상은 연령, 성별, 교육수준 등과 무관했다.
5. 근황 꼬치꼬치 캐묻기지난해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는 "요즘 뭐 하고 지내?"였다.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5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나는 한 번 질문 했을지 모르지만 상대방은 이미 여러 번 반복적으로 들었을 가능성이 있으니 굳이 질문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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