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차기회장 ‘2파전’되나

홍기택 회장 AIIB 부총재 선출에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정찬우 前 금융위 부위원장 유력 거론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출됨에 따라 차기 산은 회장 선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당초 홍 회장의 임기는 오는 4월 8일까지다.기획재정부는 진리췬 AIIB 총재가 5명의 부총재 중 1명으로 홍 회장을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3일 밝혔다. AIIB 이사회는 3일자로 홍 회장을 부총재로 승인했다. 홍 회장은 관련 계약 절차를 거쳐 조만간 AIIB 부총재로 정식 임명된다.이에 따라 차기 산은 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월 개정된 산은법에 따라 산은 회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로 선임된다. 산은 회장 후보로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행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숱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이끈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행장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있으면서 금융개혁에 참여했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대한투자신탁 사장ㆍ한빛은행장ㆍ우리은행장 등 거시경제와 민간 금융업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도 산업 전반을 다루는 산은의 회장 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강금융인회(서금회) 인사라는 점이 부담이다. 이미 홍 회장이 서금회 출신이라는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데다 이 행장 자신도 수은 행장으로 선임될 당시 잡음이 일어서다. 특히 수은 행장이 산은 회장으로 간 전례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행장은 지난달 2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기관은 정부조직과 비슷해 선택권이 없다"며 "하라면 하는 거고 가라면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료출신인 정찬우 금융위 전 부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 전 부위원장의 경우 재정경제부·국무총리실·외교통상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은데다 인맥도 넓어 당국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전 부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퇴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박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출신인데다 금융권 '친박'인사로 분류돼 있다. 그동안 신한금융·KB금융지주의 회장에 도전하는 등 금융권 수장 자리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외교원 석좌교수로 있는 현 전 부총리는 내부에서 강의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지닌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권은 물론 정책금융에도 선제적인 기업구조조정에 나서달라고 주문하면서 산업은행의 역할도 더욱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회장으로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 지원에 경험을 가진 인사가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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