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현정화의 재림, 金짝궁 전지희-양하은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환상의 짝궁. 여자탁구대표 전지희(24ㆍ포스코에너지)와 양하은(22ㆍ대한항공)이 복식 조를 이뤄 2016년을 화려하게 출발했다. 올해만 벌써 두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달 24일(한국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헝가리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쟝후아준(32)-티야나(37ㆍ이상 홍콩) 조를 3-2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기세를 살려 31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오픈 슈퍼시리즈 여자 복식 결승에서도 한잉(33)-이렌 이반칸 (33ㆍ독일)조를 3-1로 이겼다. 호흡과 조화가 좋다. 양하은의 오른손과 전지희의 왼손이 번갈아 때리는 드라이브가 매섭다. 전지희가 공격적인 반면 양하은은 뒤에서 안정적인 경기로 공수 균형을 맞춰주며 서로 약점을 보완해주기도 한다. 둘이 맹활약하자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양영자(51)-현정화(47) 조를 연상케 한다는 평도 나왔다. 양하은은 "(전)지희 언니와 호흡이 잘 맞는다.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했고 전지희도 "(양)하은이에게 고맙다"고 했다.전지희와 양하은은 지난해 10월 25일부터 헝가리오픈이 개막한 1월 20일 전까지 선수촌에서 훈련했다. 특훈이 있었다. 강문수 대표팀 총감독(63)은 여자 선수들의 기량을 빨리 끌어올리기 위해 '3분훈련'을 했다. 3분 안에 탁구공 오백여 개로 서브, 드라이브, 쇼트 등 세 가지 기술을 쉴 새 없이 반복하는 훈련이다. 선수들은 중간에 1분씩 쉬고 다시 3분씩 하는 방식으로 두 시간 동안 훈련한다. 강 감독이 1988년 서울올림픽,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 활용해 효과를 본 훈련방법이다. 강 감독은 "단기간에 올림픽 메달권에 이를 수 있도록 실력을 끌어올려야 했다. 옛날 방식이지만 기술과 체력을 단번에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여자 탁구대표팀 양하은[사진=김현민 기자]

전지희와 양하은은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하며 좋은 파트너가 됐다. 두 선수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 랭킹 경쟁을 했다. 올림픽에는 세계랭킹이 높은 세 명이 나간다. 전지희와 양하은은 대표팀 선발 기준인 10월 랭킹에서 각각 12위와 13위를 했다. 태극마크를 단 뒤에도 경쟁은 계속됐다. 전지희가 지난해 12월 13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GAC 그룹 2015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양하은의 경쟁 심리를 자극했다. 양하은은 전지희를 따라잡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지난달 25일 헝가리오픈 여자단식에서 티야나와 접전을 벌인 끝에 3-4로 패해 준우승했다. 전지희와 양하은의 활약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기대하게 한다. 전지희는 단체전과 여자 단식, 양하은은 단체전에 나간다. 환상적인 호흡의 힘은 단체전에서 발휘될 예정이다. 탁구대표팀은 단체전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전지희와 양하은 여자 복식조는 1포인트를 확실히 딸 수 있는 필승카드여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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