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열풍의 현장, 上海를 가다]한번에 수백만원 결제…K-패션 명품대우

<2>K-패션 한번에 수백만원 결제..상하이 청춘들에게 이랜드는 준명품

-246개 도시 45개브랜드…그룹 매출 20년만에 1060늘어-헤지스·빈폴 등 LF·삼성물산 패션도 中매출 매년 두자릿수 증가

고객들이 15일 중국 상하이 이랜드액세서리 매장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상하이(중국)=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여성복과 남성복 코너에 15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있습니다. 매출 기준 상위 3개 브랜드가 이랜드 제품입니다. 중국 고객들은 이랜드를 준명품으로 봅니다."중국 상하이에 있는 바바이반백화점 2층은 여성 의류 코너다. 지난 15일 오후 찾은 바바이반백화점 2층에는 수백개 브랜드 사이에서 유독 고객이 많은 매장이 눈에 띄었다. 바로 한국의 패션기업인 이랜드였다. 여성복 이랜드 매장에는 옷을 입어보고 가격을 묻는 중국 고객이 줄을 이었다. 60만원짜리 모직코트와 21만원짜리 스웨터 등의 의류 가격이 국내보다 비쌌지만 중국인 고객들은 개의치 않았다.이랜드는 이미 중국 중ㆍ상류층 사이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랜드 매장 직원인 진진(여ㆍ36)씨는 "이랜드는 20대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며 "한번에 수백만원 어치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바바이반백화점에는 이랜드뿐만 아니라 로엠, 스코필드, 티니위니, 헌트 등 총 23개 이랜드 계열 브랜드가 입점했다. 상하이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몰인 광후이광창 1층은 샤넬, 구찌, 버버리 등 세계적인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 수토만테라시도 당당히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이랜드가 2010년 인수한 이탈리아 신발브랜드 수토만테라시는 수제화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다. 이랜드는 중국 249개 도시에서 4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2조6500억원 매출을 올렸다. 1000만여 명의 VIP 고객과 50여개의 비즈니스 파트너 그룹도 보유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이랜드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기 위해 1994년 생산기지를 먼저 설립했다. 매장부터 오픈하는 국내 경쟁 패션기업과는 다른 행보였다. 1996년 이랜드 매장을 연 뒤 이랜드키즈, 스코필드, 티니위니 등을 차례로 론칭했다. 이랜드그룹은 1997년 2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년만에 매출이 1060배 늘었다.

중국 상하이 바바이반백화점에 입점된 빈폴 아웃도어 매장.

LF와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이랜드그룹보다 중국 시장에 늦게 진출했지만 최근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07년 중국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LF의 헤지스는 220개 매장에서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헤지스는 출시 당시부터 제품 가격과 디자인, 소재를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웠다. 매장은 주로 고소득층이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상하이 강후이, 남경 금응 등의 지역 명품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점했다. 헤지스는 지난해 6월 중국 아동복 전문기업, 지아만사와 아동복 브랜드인 헤지스키즈에 관한 중국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30%씩 성장하는 24조원 규모의 중국 아동복 시장에도 진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997년 중국에 진출해 빈폴, 라피도, 엠비오 등 4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랜드의 성공 DNA를 보고 배운 후발 주자들은 현지화 전략과 함께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한류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직원들은 지난해 11월11일 광군제를 잊지 못한다. 지난 2010년 중국에 진출한 엠비오는 광군제를 앞두고 고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류 4대 천왕으로 한창 이름을 알린 배우 이종석은 지난해 8월8일 중국 내 주요 유통 관계자 500여명을 초대한 스타일 파티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엠비오 모델인 이종석은 데스크 셔츠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중국 내 매장 점장들은 앞다퉈 데스크 셔츠를 대량으로 주문했고, 쇼핑 성수기인 광군제 당시 데스크 셔츠는 완판됐다. 엠비오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빈폴은 인기 드라마 '별그대'에서 얼굴을 알린 배우 김수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진행한 김수현 팬미팅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을 얻기 위해 중국인 고객 1명은 3600만원치의 상품을 구매하기도 했다.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기업이 모두 고급화 전략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층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고 이랜드는 제조ㆍ유통 일괄화(SPA) 브랜드에 눈을 돌렸다. SPA 매장은 스파오 17개, 미쏘 12개, 후아유 76개, 슈펜 2개 등 107개다. 2013년 12월 진출한 스파오는 오픈한 지 3일 만에 매출 7억원을 달성했다. 이랜드는 올 상반기에 추가로 스파오, 미쏘, 후아유 등의 매장을 추가로 연다. 삼성물산 패션부분도 상하이에 에잇세컨즈 1호점을 연다.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브랜드 매장을 다른 업체보다 한발 빨리 열고,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한류 스타를 내세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덕분에 이랜드와 LF,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상하이(중국)=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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