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미일 등 국제사회의 강한 제재 요구에도 열쇠를 쥔 중국의 반응이 미지근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일어난 지 현재(18일) 기준 12일이 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효과가 높은 제재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측은 강한 제재결의에 따른 ‘북한 체제의 혼란’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적절한 수준의 제재를 주장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 간 대북 제재안이 조율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중국의 ‘소극적 관망세’ 속에서 한미일 3국은 연일 중국의 ‘역할’을 압박하는 모양새다.지난 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이후 주말에는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이뤄지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간 대북제재 압박 수위는 커지고 있다. 중국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한미일 3국의 '외교력 응집'에도 중국의 입장은 표면적으로 크게 변한 것이 없는 점이다. 오히려 미묘한 차이만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14일 한국과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담에서 중국 측은 “새롭고 강력하고 적절한 제재”를 꺼냈다. 기존 한미일 3국이 제기한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와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진=아시아경제DB
중국의 신중한 모습은 ‘국제 사회 호응’과 ‘북한 체제 유지’라는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중국전문가는 “과거 북한의 핵실험과 달리 사전통보도 하지 않은 점에 중국정부는 분개했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는 석유 제한 조치 등은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 만큼 당사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제재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과거 전례를 보면 북한의 안보리 결의안 채택시기는 조금씩 늦춰졌다.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 이후 결의 1718호 채택까지는 5일, 2차 핵실험(2009년 5월25일) 이후 결의 1874호 채택까지는 18일, 3차 핵실험(2013년 2월12일) 이후 결의 2094호 채택까지는 23일이 걸렸다.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결의안 초안에는 '세컨더리 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과 기업에 대한 제재 등이 포함됐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중국의 고민은 그 만큼 깊어지고 있다.한편 최근 우리 측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과 관련해 "이번 주에는 유엔 등에서 움직임이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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